폐백 인기 폭발...K 웨딩도 트렌드 되나
5일 제니 김(신부)씨와 앤토니 호(신랑)씨가 대추와 밤을 받는 장면 / 제니 김씨 제공
한인 2세 신부- 중국계 신랑 화제
"재밌고 뜻 깊다" 타인종 하객호응
K-팝, 컬처가 전세계에서 주목을 받고, K-웨딩 트렌드까지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LA 한인타운에서 색다른 이벤트가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인 부부 사이에서도 최근에는 보기 드문 폐백이 한인 2세와 타인종 신부와 신랑 사이에서 열린 것이다. 주인공은 한인 2세 제니 김(27)씨와 중국계 앤토니 호(28)씨 커플.
사실 제니 김(27) 씨는 결혼식장 예복으로 한복을 차려 입을 계획도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복을 본 순간 다양한 스타일과 색상에 푹 빠져 들었다. 이민 생활을 하면서 한국 문화를 기념하고 싶었다는 김 씨는 어렸을 적 할아버지로부터 전해 들은 한국의 역사 문화 왜곡에 대한 내용을 기억한다.
김씨는 “한국 문화를 잊고 싶지 않은 마음에 폐백을 올리게 됐는데 타인종 하객들이 한국 전통 혼례절차에 흥미를 느끼는 것을 보고 뿌듯했다”며, “한국 전통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뜻 깊은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5일 LA 한인타운내 JJ그랜드 호텔에서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폐백을 올렸다. 김씨는 “이민자로서 타인종 하객들에게 한국의 문화적 관행을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한 전통 결혼식임에 의미가 크다”며, “행사 당일 한인 시니어들도 폐백을 본지 오래됐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당일 행사에는 양가 친척 및 친구 약 70명 정도 참석했다. 김씨는 폐백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대추(아들)와 밤(딸) 던지기’의 자손 만대로 번영에 대한 사회자의 설명에 이어 신랑 신부가 받게 되는 대추와 밤의 개수가 미래 자녀 수라는 멘트에 행사 내내 웃음 바다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LA한인타운에 위치한 ‘한복 비단향(Hanbok Bidanhyang)’을 6년 째 운영 중인 민디 김 대표는 “웨딩 시즌인 4월과 5월에는 매주 2회씩 폐백을 진행해야 할 만큼 최근 젊은 층들의 관심도가 매년 많아지는 추세“라며 ”신랑, 신부 모두 한인일 경우 그들의 부모 권유로 폐백을 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타인종과 결혼하는 한인 신부(또는 신랑)일 경우 한국 문화를 보여주려는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신랑, 신부가 주체가 되는 일반 서양식 웨딩 보다 신랑, 신부의 부모 및 친척 일가가 참여해 덕담과 축복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고 타인종 하객들에게 한국 문화와 정서를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결혼식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신랑, 신부들이 집 뒷마당 스몰 웨딩으로 진행하면서 폐백만 올린 신랑, 신부도 적지 않았다”며, “K-팝, 컬쳐의 세계화에 이어 K-웨딩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 신부 김씨는 UCLA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병원에서 간호사(RN)로 근무하고 있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