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버클리 됐는데도 돈 때문에 CC 간다
저소득층 가정출신 학생 중 상당수가 UC에 붙고도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CC 진학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UCLA 캠퍼스. /UCLA
UC 합격한 가주학생 1만여명
재정문제로 CC 또는 CSU 진학
"연소득 6만불도 2만불 론 받아야"
많은 저소득층 학생들이 UC계열대에 등을 돌리고 있다.
합격통보를 받은 후 기대했던 것 만큼 재정보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3년 가을학기 입시에서 고교 시니어 아들이 UC샌타크루즈와 UC리버사이드로부터 합격통보를 받은 학부모 박모(45·LA)씨는 “연 조정총소득(AGI)이 6만달러를 조금 웃도는데도 두 학교로부터 연 2만달러 가까이 융자를 받으라는 내용의 재정보조 어워드 레터를 받았다”며 “UC를 다니기 위해 연 2만달러 론을 받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이도 이에 동의했고, 올 가을 로컬 커뮤니티칼리지(CC)에 진학한 후 열심히 공부해 2년 후 4년제 대학에 편입하기로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25일 LA타임스(LAT)에 따르면 올 가을학기 UC에 합격하고도 학비가 저렴한 캘스테이트 대학(CSU)이나 CC에 진학하기로 결정한 가주 고교생은 1만명이 넘는다. 가구소득이 낮아 연방정부 무상학자금 융자 프로그램인 ‘펠그랜트(Pell Grant)’ 자격을 갖춘 UC학생은 지난 2012년 전체의 42%였으나, 2022년에는 33%로 줄었다. 대부분의 펠그랜트 수혜자는 가구소득이 5만달러 미만이다. 근로자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펠그랜트 수혜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UC의 경우 가구소득이 낮아도 그랜트가 풍족하게 나오지 않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
많은 미주 한인들이 정보 취득을 위해 이용하는 온라인 게시판의 ‘칼리지 어드미션 방’에 들어가보면 “소득이 아무리 낮아도 아이가 UC를 가려면 연 1만6000달러 수준인 기숙사비*식사비는 100% 내야 한다” “저소득층 가정은 자녀가UC보다 사립대를 다니는 게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말이 심심 찮게 회자된다. 틀린 말이 아니다.
윌밍턴에 있는 배닝 하이스쿨에서 근무하는 카운슬러 아라셀리 페르난데스는 “소득이 낮은 부모 중 상당수는 자녀를 UC에 보내기 위해 연 2만달러의 융자를 받는 것을 꺼린다”며 “나중에 융자빚을 갚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탑2 UC인 LA와 버클리에 붙고도 비용문제 때문에 CC나 CSU에 진학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한인 학부모 윤모(48)씨는 “딸아이가 UC 3곳과 탑25 종합대는 아닌 사립 1곳에 합격했는데 등록할 대학을 정해야 하는 5월 1일까지 사립으로 결정할 예정”이라며 “사립에 보내는데 드는 비용이 더 적게 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