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정보와 선동의 시대… 올해의 단어 ‘가스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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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정보와 선동의 시대… 올해의 단어 ‘가스라이팅’

웹마스터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 선정



‘타인을 지배하는 정신적 학대’에서, ‘정치인과 유명인의 거짓말과 선동’으로 의미 확대

가스라이팅


흔히 심리적 지배를 일컫는 말로 쓰이는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유명 사전출판사가 뽑는 올해의 단어로 선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단어 검색 건수와 관련한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매년 올해의 단어를 뽑는 출판사 미리엄웹스터가 이같이 결정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가스라이팅은 1938년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했다. 이 작품은 남편이 자신의 범죄를 들키지 않기 위해 아내를 억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편은 윗집 주인을 살해한 후 보석을 훔치기 위해 가스등을 켠다. 이때 가스를 나눠 쓰던 다른 집 불이 어두워지고 들킬 위험에 처한다.


아랫집에 있던 아내 역시 집안이 어두워졌음을 발견하고 이를 남편에게 전한다. 그러나 남편은 이 말을 거짓으로 치부하며 아내를 정신병자로 몰아세운다. 반복된 다그침에 결국 아내는 현실 속 자신을 의심하게 되고 남편에게만 의존해 살게 된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를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뜻으로 사용돼 왔다. 다만 미리엄웹스터는 최근 미국 정치권을 비롯해 다양한 TV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이 단어의 의미가 현재는 기존보다 확장돼 ‘이익을 위해 타인을 속이는 행위’로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리엄웹스터 소속 에디어 피터 소콜로스키는 “지금의 가스라이팅은 거짓말을 멋지게 표현한 단어”라며 “기존 의미에서 미묘한 변화가 있지만 언어라는 것은 원래 그렇다. 대중이 그런 식으로 사용하게 되면 단어는 새 생명력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가스라이팅은 국내에서도 자주 사용되고 있으며 여러 범죄 사건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특히 ‘계곡 살인’으로 알려진 이은해 사건 역시 가스라이팅에 의한 범죄라는 전문가들 해석이 나왔었다. 검찰은 “이은해가 피해자의 일상을 철저히 통제해 고립시킴으로써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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