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특위 구성, 지재권 침해 엄단할 것”
하원의장 유력 매카시 20일 밝혀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내년 1월 시작하는 연방의회 차기 회기에서 하원의장으로 선출된다면 지식재산권 침해를 비롯한 중국의 위협에 대해 조사하는 특별위원회(Select Committee)를 구성하겠다고 20일 발표했다. 지난 15일 공화당의 차기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된 매카시 대표는 다수당이 의장을 배출하는 전례에 따라 차기 하원의장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 “중국과 경쟁하되 충돌은 원하지 않는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유약하다며 불만을 표시해온 공화당이 연방하원을 장악하고 특별위원회 활동을 개시하면 미·중 관계에 새로운 긴장이 조성될 전망이다.
매카시 대표는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 인터뷰에서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중국에 맞선 적이 없다”며 “내가 하원의장이 되면 중국에 대한 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식재산권 절도에 대해서라면 중국이 넘버원 국가다. 다른 나라들을 다 합친 것보다도 중국이 더 많이 훔친다”라면서 “행정부가 가만히 앉아 중국이 미국에 이런 일들을 하도록 내버려두지 못하게 하겠다”라고 했다. 특별위원회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에 압박을 가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을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중간선거(지난 8일)가 치러지기 전인 지난달 30일에도 매카시 대표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가 다수당이 될 기회를 얻는다면 특별위원회를 통해 중국이 주도권을 쥐려고 하는 모든 산업과 우리 기술을 훔치려고 해온 곳들을 들여다보겠다”라고 말한 적 있다. 당시 그는 “무엇보다도 코로나의 기원이 시작된 곳을 알아내기 원한다”라며 “중국으로부터 공급망을 다시 가져오는 것도 확실히 하고 싶다”라고 했다. 이 때문에 공화당 주도로 구성될 특별위원회가 코로나19의 기원부터 미국의 공급망 복원까지 광범위한 사안을 조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카시 대표는 또 “미국에 있다는 (중국의 비공식) 경찰서들을 없애겠다”고 했다. 지난 9월 유럽에 기반을 둔 인권 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미국 뉴욕을 포함한 해외 21국 25개 도시에 있다고 폭로한 중국의 ‘경찰 화교사무 서비스센터(警僑事務服務站)’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에 따르면 이 ‘경찰 서비스센터’는 사실 중국 공안부가 해외로 망명한 반체제 인사나 범죄 혐의자의 송환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한 이른바 ‘여우사냥(獵狐)’ 작전의 해외 비공식 거점으로 알려졌다.
미국에는 이미 2001년 제정된 미·중 관계 프레임워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국의 인권 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만들어진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가 있다. 하원의 중국 특별위원회가 여기에 더해지면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만한 보고서나 발표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만약 특위 조사 결과 중국의 위협과 관련해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 그에 따른 정책 변화도 불가피하다.
하원은 1998년에도 ‘중국과 관련된 미국의 국가 안보 및 군사·상업적 우려에 대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적 있다. 이 특위가 1999년 발표한 보고서에는 중국 국가안전부가 1980~1990년대 미국 내에서 첩보 작전을 벌여 미국 핵무기에 관한 정보를 취득한 뒤 이를 중국 핵무기 개발에 이용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를 본 미 의회는 2000년 ‘국가핵안보청’이란 정부 조직을 신설해서 기존에 에너지부가 맡고 있던 핵무기 관련 업무를 전담하도록 했다.
김진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