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D-2… 타운 내 한인들도 '후끈'
수술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훈련 중인 손흥민 / 송정헌 기자
(카타르 월드컵 로고)
대규모 응원전 없어도 각자 ‘파이팅’
하숙집 친구들, 멋진 TV로 준비 OK
“LA 염원 담아 뜨거운 함성 보낼것”
부상 손흥민 기적의 출전의지 활활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20일)을 앞두고 타운이 후끈 달아오른다.
한국이 속한 H조의 예선 경기가 LA시간으로 이른 아침이어서 단체 응원을 펼치거나, 음식점과 술집에서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연출되기 어렵지만 각자 친지들과 함께 알차게 즐기는 계획을 궁리하며 나름대로 뜨거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학생 박제문씨는 “마음 맞는 하숙집 친구들과 빨간색 붉은 악마 티셔츠를 맞춰 입기로 했다. 더 시끄럽게 놀고 싶지만 새벽 시간대라서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아무리 그래도 월드컵의 흥분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 조에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같은 강팀들이 편성됐지만. 첫 스타트만 잘 끊으면 된다. LA의 염원을 담아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직장인 김필선씨도 “원래는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 때 괜찮은 TV 하나를 장만하려던 계획이 있었다. 그런데 도저히 그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다. 적어도 월드컵은 멋진 화면으로 보면서 응원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마침 한국의 경기 일정도 LA에서 보기 좋은 시간대에 편성됐다. 첫 경기가 추수감사절이고, 다른 두 경기도 오전 5시나 7시에 시작해서 웬만큼 보고 출근해도 충분한 시간”이라고 마음껏 즐기겠다는 마음이다. 김씨는 그러면서도 “손흥민이 걱정이다.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는데, 만약 그렇게 되면 전력에 큰 차질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김씨의 근심과는 달리 손흥민이 기적에 가까운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현지의 소식이다. 당초 1차전(우루과이전) 출전 가능성이 50% 이하라는 예상이었지만, 토트넘의 절친이자 월드컵에서 적으로 싸워야 하는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가 예고했듯이 손흥민은 마스크를 쓰고 1차전부터 월드컵 무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벤투호에 합류하기 이틀 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전력 질주, 이른바 스프린트 훈련까지 진행했다. 뛰는 데 크게 문제없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출전 확률은 이제 99.9%다. 본인의 의지도 빛을 발했다. 위험 부담을 안고서라도 뛰겠다는 굳은 약속이다. 그는 "1% 보다 조금 더 낮아도 가능성만 있다면 그것만 보고 달려갈 것"이라며 "내가 가진 에너지, 실력, 능력 등을 최대치로 뽑아내서 특별한 월드컵을 만들어 내고 싶은 것이 목표다. 팬들에게 행복과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리스크는 어떻게든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신 전력이 현주소를 비켜간 형국이다.
손흥민의 가세로 벤투호의 분위기도 한층 단단해졌다. '작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흥민 형이 있고, 없고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런 형이 합류해 기분이 너무 좋다. 운동하면서 장난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 마음이 편하다"고 웃었다. 손흥민은 카타르 대회가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이다. 앞선 두 대회에서는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화제가 되자 더 이상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월드컵은 시기적으로 가을과 겨울 사이, 지역적으로 이슬람 국가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다. 또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에서 다시 열리며, 1998년부터 24년 동안 지속된 32개국 체제의 마지막 월드컵으로, 다음 대회인 2026년부터는 48개국으로 출전국이 늘어난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