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계산된 모험 선택하기
제이슨 송
뉴커버넌트 아카데미 교장
사람은 하루 평균 약 3만~7만 가지의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이러한 결정 중 대다수는 경미하고 거의 무의식적인 것이다. 결정의 수는 연령과 맡은 직위, 직책에 따라 다르지만 단순한 선택부터 대인관계, 사업, 학업, 개인 목표 달성 등과 관련된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운 선택에 이르기까지 매일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사람은 검증된 것, 친숙한 것을 더 선호한다. 변화보다 현상유지가 편하기 때문이며, 좀 더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익숙한 선택은 이미 알려진 실체이기에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결과를 알 수 있으면 편안한 느낌과 안정감을 갖을 수 있지만, 결과를 모르면 불안하고 두렵기 때문이다. 칼텍의 신경과학자 카레러 교수는 사람이 모호한 정보를 근거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두뇌의 편도체(amygdalal)가 훨씬 더 많은 활동을 보인다고 하는데, 바로 그 편도체가 공포와 관련된 부분이다. 다시 말해, 결과를 모르면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고, 반대로 결과를 알고 있다면 안정감과 평안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익숙하지 않은 선택이나 결정은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을 요구한다. 친숙함은 기존의 지식이나 체험에 의존하게 해 주기에 의사결정이 쉽다. 예를 들어, 매일 동일한 출퇴근 길을 사용한다면 별 생각없이 운전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전혀 사용해 보지 않은 경로를 택해야하면(예: 도로에 발생한 접촉사고) 생각이 복잡해 지고 신경이 쓰인다. 익숙하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할 때 더 많은 인지력을 사용하기에 머리가 복잡하고 에너지가 더 많이 소모된다.
셋째, 익숙한 선택은 보통 알려진 결과와 연관되어 있기에 예측이 가능해 보이고, 예측이 가능할 때 통제감(control)과 자신감을 갖는다. 어떤 심리학자들은 인간을 ‘통제광(control freak)’이라고도 표현한다. 그만큼 모두가 통제감을 통해 안정감을 얻으려 한다는 뜻이다. 통제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째, 친숙한 선택은 보통 타인이 인정해 주었기에 선호한다. 일반인은 사회적 기대에 불합하거나 타인이 눈을 찌푸릴 선택은 피하려 든다. 남의 눈에 거슬리기 싫고, 인정받기 원하기 때문이다. 친숙한 선택은 이미 타인의 인정을 받아왔을 확률이 높기에 선호하게 된다.
이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튼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존재하면 결과를 알 수 없기에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예측이 가능한 선택을 선호한다.
자, 그렇지만 성장과 발전을 원한다면 때로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고, 낯선 길을 택하고, 목표를 조절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런 결정과 행동을 ‘모험’이라 부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모험’은 무모한 선택, 충분히 생각해 보지도 않고 기분내키는 대로 방법과 목표를 바꾸는 것을 의미하지 않은다. 주어진 상황과 여건을 충분히 고려한 뒤 ‘계산된 모험’을 택하는 것이다. 특히 변화의 필요를 인지한 뒤 가장 성공률이 높고, 목표 달성 확률이 높은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급속히 변하고 있는 이 시대에 꼭 갖춰야 할 자세라 믿는다.
친숙함에 대한 편향은 기회를 놓치거나 혁신을 방해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개인의 친숙함과 편안함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마음을 열고 모험을 택할 줄 아는 균형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성장을 위한 잠재적 이익이나 기회를 인식할 수 있을 때, 새로운 경험이나 선택지를 적극적으로 찾는 자세를 학생에게 가르치고 훈련받을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교사는 학교에서 거의 매일 새로운 내용을 학생에게 가르치고 제시한다. 그리고, 실수를 범해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해결책을 물색하도록 가르친다. 이렇게 가르치면 학생이 새롭고 모험적인 시도를 한다. 또, 자신의 결정을 평가해 무엇을 잘 했고 무엇을 잘 못 했는지 파악한 뒤, 깨달은 바를 차후에 적용하는 습관을 갖도록 가르치면, 교사나 부모가 곁에 없어도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교육의 중대한 목표 중 하나다. 그저 정답만 찾아내는 교육의 한계를 넘어 계산된 모험을 택하는 용감하고 지혜로운 다음 세대의 지도자를 배출하는 그런 교육에 올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