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영광' 체면 구긴 매카시
천신만고 끝에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케빈 매카시(왼쪽) 공화당 원내대표가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로부터 의사봉을 전달받고 있다. /AP
15차 투표끝에 하원의장 당선
가디언 "험난한 2년 예고"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신임 하원의장이 14차례나 투표에서 미끄러진 뒤 15번째 투표에서 '턱걸이'로 선출되는 굴욕을 겪으며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매카시 신임 의장은 당내 강경파 반란표를 넘지 못한 채 연거푸 고배를 마시다가 투표 닷새째인 7일 천신만고 끝에 의사봉을 쥘 자격을 얻게 됐다. 특히 이번 사태로 지난해 11·8 중간선거 이후 계속돼온 공화당의 자중지란이 극적으로 노출된 모양새여서 구심력 약화 등 후폭풍이 계속될 전망이다.
매카시로선 향후 가시밭길이 불가피해 보인다. 강경파 반란표를 조기에 제대로 진압하는데 실패, 당내 장악력에 물음표를 남긴데다 이번 사태로 인해 하원내 공화당의 자중지란이 여실히 드러난 상태에서 민주당을 상대로 의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다.
CNN 방송은 이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장악한 만큼 의회의 관심을 다른 의제로 돌릴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의장선출 과정에서 공화당이 겪은 당내 갈등이 앞으로 온건파와 강경파간 내분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15전 1승'이라는 성적표가 매카시 신임의장 앞에 펼쳐진 가시밭길의 예고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지난 6일 본회의장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하원의장의 발언권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는 의회에 가장 불행한 일"이라고 개탄했다.
매카시 신임의장은 당선 직후 첫 연설에서 반어법으로 "쉬운 일이었다. 그렇지 않나"라고 농담을 던진 뒤 "일이 이렇게까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