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배에 모자이크 하면 어떡해
시내버스 안에서 10대 흑인 소년이 한 중년 여성의 머리카락에 불을 붙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피해자와 용의자를 모두 찾고 있다. 트위터
“앞 사람 머리에 라이터 칙칙”
범인 찾는데 얼굴은 안보여줘
미국의 한 10대 흑인 소년이 버스 앞자리에 앉은 중년 여성 승객의 머리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다가 버스기사에게 들키자 달아났다. 현지 경찰은 아시아계 대한 증오범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용의자를 공개 수배했다.
뉴욕포스트, WFLA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오후 2시 25분쯤(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빅센터 주변 도로를 달리던 시내버스에서 한 10대 소년이 중년 여성의 머리카락에 불을 붙이는 장면이 포착됐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이 지난 3일 공개한 영상을 보면 한 중년 여성이 앉아있는 바로 뒷좌석에 상·하의 모두 빨간색 옷을 입은 흑인 남성이 슬며시 다가와 앉았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여성의 머리에 갖다 대고 불을 붙이려 했다. 하지만 여성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는 듯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 10대는 라이터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한 후 또다시 여성의 머리에 불을 붙였다. 용의자와 똑같이 빨간색 상·하의를 입은 한 남성도 버스 맨 뒷좌석에 앉아 이 과정을 모두 지켜봤다.
이를 목격한 버스 운전기사가 경찰에 신고하자 10대 2명은 바로 버스에서 내려 도주했다. 피해 여성은 현지 경찰이 도착하기 전 현장을 떠나 이 사건으로 인한 구체적인 피해 사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 여성과 용의자를 공개적으로 찾아 나섰다. 피해 여성에 대해선 “50~60대 필리핀계 혹은 라틴계 여성으로 검은색 머리와 안경을 착용한 모습”이라고 했다. 용의자는 “10대 흑인 남성으로 빨간 상·하의와 함께 검은색 배낭을 메고 있다”고 묘사했다.
하지만 경찰이 피해자의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면서도 용의자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성립하기 위해선 피해자를 찾는 게 우선”이라며 “피해자가 없으면 용의자를 잡아도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정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