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간병인 태부족…한인 시니어들도 갈 곳 없다
시니어 인구와 1인 가구 증가 여파
이민세대 길어진 한인사회도 심각
"요양병원 아닌 정신병원 입원지경"
시니어 인구와 1인 가구 수 증가에 따른 캘리포니아주의 간병인 부족사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민세대가 길어지면서 간병인 부족은 한인사회에도 문제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LA데일리뉴스는 19일 캘리포니아주의 시니어 인구가 2030년까지 약 85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했다. 이는 지난 2019년의 600만 명보다 41% 급증한 것으로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독신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가정 지원 서비스 프로그램(In Home Supportive Services, IHSS)에 대한 주 감사(State Audit) 설문조사에 응답한 51개 카운티 중 32개 카운티에서 간병인 부족을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주 전역에서 간병인 케어를 받지 못한 수가 매달 평균 3만3000명에서 4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시니어 수는 향후 10년 간 200만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간병인 지원에 대한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인타운 시니어센터의 박관일 사무국장은 “간병인 시스템 운영이나 간병인 소개 등의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체계적인 간병인 운영시스템 미비로 손도 못대고 있는 실정이 슬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 사무국장은 “메디케어 보험으로 한인타운 인근 요양병원 수용제한과 입원기간 규정이 있는데다가 터무니 없이 비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많은 한인 시니어들이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정신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시니어센터에서 간병인교육이나 간병인증명서 관련 프로그램 론칭 문제도 여러 차례 제기됐었지만, 환자 사망 전까지 24시간 집중관리(간호사, 청소부, 대소변 돌봄이, 침상제공 등)가 필요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복잡한 프로세스”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간병인 지원 관련 문제는 시니어센터에서 다루고 있는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내년 초 위원회에서 검토할 계획이며, 미 전역 유일무이한 LA한인타운 시니어센터의 확장 문제도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LA에 위치한 올림피아요양병원(Olympia Convalescent Hospital)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입원 가능한 침상이 없다”며, 다른 병원을 알아볼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메디캘이 있는 경우에만 진료병원 연결서비스 등 지원이 다양하며, 요양병원 입원환자의 평균 연령은 90세다.
전미 헬스케어 어소시에이션(AHCA)이 지난 6월 요양원 759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미 전역 요양원 5곳 중 3곳이 간호인력 부족으로 신규 입원이 제한됐으며, 4곳 중 3곳은 인력 문제로 시설을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
한편, 높은 이직률 또한 간병인 부족 문제의 원인으로 꼽혔다. UC데이비스연구원의 헬시어 영(Heather Young)에 따르면, 매년 3명 중 1명의 간병인이 이직한다. 가주 비영리 간병인 지원센터를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간병인의 35%가 근무하면서 건강이 악화됐다고 답했고, 20%는 우울증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 또, 일부 간병인은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낀 것으로 응답했다. 전국돌봄연대(NAC)와 은퇴자협회(AARP)의 2020년 보고서는 간병인의 26%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캘리포니아주는 재택 간병인 고용을 촉진하고 보다 전문화된 훈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유급교육과 셀프케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주 소셜서비스국(CDSS)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로 시니어와 장애가 있는 저소득층 65만 명을 대상으로 가정 내 간병인을 유치하기 위해 지원되는 주정부 지원 IHSS 프로그램이다.
이와 같은 훈련계획은 간병인 돌봄 경력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빈 뉴섬 주지사의 ‘고령화를 위한 마스트 플랜’에서 나온 것으로 이 프로그램은 교육 급여 외에 15시간의 가정 내 간병인 훈련에 대해서도 500달러에서 시작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우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