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아닌 '마음' 팔아서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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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아닌 '마음' 팔아서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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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기 전 회장과 부인 이정옥 여사의 결혼식 장면. /이용기 전 회장 웹사이트


<이용기 트루에어 전 회장 파란만장 인생 스토리>

한때 부동산 16개 소유한 '부동산 재벌'

4.29 폭동 이후 경기침체로 모두 날려

시련에 굴하지 않고 계속 한우물만 파

골프 매니아 "가족과 많은 시간 보내고 싶다"


이 전 회장이 ‘평생 동반자’인 이응목 전 회장을 만난 것은 두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 전 회장은 1983년 올림픽 라이온스 클럽에서 활동하며 경상남도 거창 태생이자 불교신자 이응목 전 회장을 만났는데 두 사람은 1984년 함께 설립한 트루에어가 2020년 12월 댈러스에 본사를 분 공업제품 전문 상장기업 CSWI에 3억6000만달러에 매각될 때까지 36년동안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며 트루에어 공동대표로 모범적인 동업 관계를 유지했다. 


매각 당시 트루에어는 베트남 공장에 직원 1600명, 미국 본사와 5곳의 유통센터(LA, 텍사스, 플로리다, 메릴랜드, 인디애나)에 직원 150명을 두었고, 연매출 1억2000만달러를 넘긴 에어컨 부품업계 정상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 전 회장은 “이응목 회장은 생산과 운영을 책임졌고, 나는 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했다”며 “한인들은 동업은 절대 하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데 나는 할 수만 있다면 동업을 권한다. 혼자서 할 일을 둘이 하면 더 쉽고 성과도 두배로 난다”고 동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쿨러 엔지니어링을 운영할 당시 페퍼다인 대학에서 MBA 과정을 거친 것도 그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다. 이 전 회장은 “첫 강의에 들어가보니 중국인처럼 생긴 아시안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얼마 전까지 한국 국회의장을 역임했던 정세균 의장이었다”며 “MBA 과정에 다니는 동안 정 의장과 미국생활을 이야기하며 애로사항을 주고받는 등 서로 위로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한때 올림픽가의 구 서울신탁은행(현 신한은행), 로랜하이츠의 구 한국마켓 쇼핑센터, 가디나 코리아플라자, 베이커스필드의 리오 브라보 골프장 등 16개의 부동산을 소유하는 등 ‘부동산 재벌’로 부러움을 샀지만 4.29폭동에 따른 경기침체로 모든 부동산을 날렸고, 살던 집까지 은행에 차압당할 뻔 하는 시련을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한우물을 파 미주 한인 경제계의 ‘아이콘’이 됐다. 


‘물건이 아닌 마음을 판다(I am not selling my products, I am selling my heart)’는 경영철학으로 2012년과 2017년 대형 유통체인 홈디포로부터 ‘올해 최고의 파트너’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트루에어 매각 후 은퇴한 이 전 회장은 2018년 경영인으로서 진솔한 인생 고백서인 자전적 에세이 ‘아메리칸 드림을 넘어(Beyond the American Dream)’를 발간했으며, 개인 웹사이트(www.ykyi1224.com)도 운영하고 있다. 지인의 소개로 인연을 맺은 부인 이정옥 여사와 사이에 아들 앤드류, 딸 엘리자베스 등 1남1녀를 두었다. 모교인 한양대는 이 전 회장의 자서전을 추가로 인쇄할 예정이다.


이 전 회장은 “50년 동반자인 아내의 내조가 없었다면 나의 오늘도 없다”며 “어느 때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며, 남은 여생을 가족과 함께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가족이나 친구와 골프를 즐기는 골프 매니아로 가장 잘 쳤을 때 15개 정도 쳤다고 한다. 


30년 넘게 치노힐스에 거주해온 인랜드 엠파이어 터줏대감으로 코리아타운 라이온스 클럽을 통해 장학사업을 열정적으로 벌이고 있으며, 목회자 및 선교사 지원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민 1세대로 미국에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된 이 전 회장이 인생의 다음 챕터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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