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휴대폰 필요? 격리면제 자칫 ‘그림의 떡’
지난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해외 입국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부터 ‘보건소 등록만’… 미주 한인은?
4월부터 새 방식 ‘Q-CODE’ 접수도 문제
복잡·난해한 인터넷 바다 홀로 건너야
한국 방역 당국이 해외입국자의 7일간 격리를 21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해 미주 한인들의 모국 방문에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번 지침은 몇 가지 점에서 아쉬운 점을 남겼다. 일단 방역 당국은 당초 결정 즉시 시행이라는 의지를 보이며 시급성을 강조했다. 중대본을 비롯한 방역 당국은 수차례 ‘조속한 시행’을 언급하며 지난 10일(한국시간) 브리핑에서도 단장급 책임자가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면제 지침을) 가능한 한 결정되는 대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는 결정에서 시행 예고까지 10일이나 걸린다는 발표 내용이었다. 그 마저도 한국 내 보건소에 (백신 접종이) 사전 등록된 입국자만 대상으로 국한했다. 미주 한인의 경우 예전 방문 때 보건소에서 등록을 마쳤다면 해당된다.
아니면 쉽지 않다. 당국은 COOV라는 휴대폰 앱을 통해 온라인 등록도 가능하다고 안내하지만, 본인명의 한국 휴대폰 번호가 있어야만 인증 번호를 받고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대다수 해외 교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해외 동포보다는 내국인의 편의를 염두에 둔 행정이다.
대상이 백신 접종 완료자 전체로 확대되는 시기는 4월 1일부터다. 보건소에 접종 이력이 등록되지 않았다면 새로 운영되는 ‘검역정보 사전입력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 Q-CODE(Quarantine COVID19 Defence)라는 약칭으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입국자의 검역 정보를 탑승전에 입력한 뒤 QR코드를 발급받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역시 쉽지 않다. 지난 해 총영사관을 방문해 격리면제서를 발급받는 것과는 또다른 차원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난해하고 까다로운 인터넷 온라인의 바다를 각자가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니어층의 고전이 불을 보듯 뻔하다.
배포된 지침서는 입력 방법을 8개의 스텝으로 안내한다. 여러 차례 동의 절차와 본인의 여권 정보, 미국에서 접종한 증명서 업로드, 건강상태 확인 등을 거쳐 이뤄진다. (파워포인트 안내 화면 http://ncov.mohw.go.kr/upload/viewer/skin/doc.html?fn=1644887585423_20220215101306.pptx&rs=/upload/viewer/result/202203/
어쨌든 2차 접종 후(얀센 1회) 14일이 지나고 180일을 넘지 않은 사람과 3차(부스터샷) 접종자는 면제 자격을 갖는다. 이와 함께, 해외입국자의 교통비 부담도 줄어든다. 그간 입국 후 반드시 개인 차량, 방역 택시, KTX 전용칸 등 방역 교통망만 이용해 이동해야 했는데, 4월 1일부터 방역교통망 이용이 중단된다. 모든 입국자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또 모든 입국자에 대해 현재 3회 실시되는 진단검사(입국 전, 입국 후 1일차, 6~7일차) 중 입국 6~7일차에 받을 검사는 신속항원검사가 가능하도록 간소화됐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