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뛰고 갱신 불허 …'펫 보험’도 대란
전국 최대 규모의 펫보험사가 대규모 보험갱신 불허를 발표하면서 많은 견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해광기자
1위 ‘네이션와이드’ 10만건 통보
'보험시장 변화 신호탄 되나' 우려
보험료 1년새 300% 나 올리기도
한인 등 반려동물가구 ‘한숨’만
캘리포니아에서 자동차, 주택보험도 모자라 이제는 반려동물 보험(펫보험) 대란 조짐까지 일고 있다.
전국 최대 펫보험 업체가 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급등을 이유로 대규모 보험 갱신 중단을 전격 발표하면서 한인 등 반려동물 가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특성상 최대 업체의 이 같은 조치는 펫보험 시장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펫보험료도 반려동물 가구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국에서 펫보험 가입자가 가장 많은 ‘내이션와이드’는 지난 주말 약 10만건에 달하는 보험에 대해 추후 갱신을 불허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동물 병원의 치료비 급등을 비롯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갱신 불허를 통보 받은 가입자들은 지금부터 내년 여름 사이에 보험을 상실하게 될 전망이다.
‘내이션와이드’측은 갱신 취소가 보험에 가입한 반려동물의 나이와 품종, 클레임 기록 등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전의 클레임 기록은 갱신불허의 판단 요인이 아니라는 내이션와이드측의 주장에도 불구 보험 갱신이 거부된 케이스 중에는 질병이 있는 노령의 반려동물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다른 보험료와 마찬가지로 펫보험료도 최근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에서 영업하는 ‘레모네이드보험’은 22%의 보험료 인상을 승인 받았으며 또 다른 대형보험사인 ‘트루페니언’은 뉴욕에서 25% 보험료 상향을 결정했다.
현재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미국인의 24% 가량은 펫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사이트 ‘마켓워치’에 따르면 월 평균 보험료는 개의 경우 60달러, 고양이는 32달러, 전체 평균은 46달러다.
하지만 반려동물이 나이가 들수록 보험료는 가파르게 올라가게 된다. 2019년부터 ‘내이션와이드’보험에 가입했다는 11살 된 라브라도를 키우는 한 견주는 “지난 3월에 한꺼번에 보험료가 월 57달러에서 174달러로 3배 이상 치솟았다”며 “개가 나이가 들면서 매년 보험료가 인상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 정도라면 보험에서 나가라는 뜻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한숨 쉬었다.
캘리포니아나 뉴욕 등은 특히 더 비싼 펫보험료를 감당해야 한다. 뉴욕은 월 평균 54달러, 캘리포니아는 월 56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17~22%나 높다. 또 보험사 중에서는 개의 경우 ‘트루페니언’이 월 131달러로가장 비쌌으며 스폿(68달러), 엠브레이스(64달러), 레모네이드(52달러)가 뒤를 이었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