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보다 교수가 가르치는 수업 많으면 좋다"
2023년 가을학기 대학 입시철이 시작됐다. 지원할 대학을 정하기에 앞서 다양한 통계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 MIT 캠퍼스. /MIT.edu
대학에 지원할 때 참고해야 할 통계들
신입생 합격률·유지율도 눈여겨보는 것 필요
일드율 높으면 많은 학생들의 '탑 초이스' 대학
고등학생이 지원할 대학 리스트를 작성하기 시작할 때 다양한 통계를 접하게 된다. 신입생 합격률, 신입생 유지율(retention rate), 수업 규모 등 그런 것들이다. 이들 숫자를 봐도 감이 안 올 때가 있는데, 그것은 통계가 실제로 어떤 정보를 담고 있는지 확실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통계가 실제로 유용할까? 학생들은 대학을 결정할 때 어떤 숫자에 중요성을 두고 봐야할까?
◇합격률
많은 학생들은 지원할 대학을 고민할 때 신입생 합격률에 큰 비중을 둔다. 합격률이 낮다는 것은 보통 그 대학이 권위가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격률이 자주 왜곡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많은 대학들은 합격하기가 어려운 것처럼 보이기 위해, 또 대학 랭킹을 높이기 위해 합격률을 낮추려고 애를 쓴다.
이를 위해 대학들이 시행하는 방법 중 하나가 일드율 보호다. 일드율은 합격 통보를 받은 학생들 중 실제로 해당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을 말한다. 대학들은 높은 일드율을 확보하기 위해 애쓰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그 대학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일드율이 높다는 것은 더 많은 학생들이 그 대학을 ‘탑 초이스’로 여긴다는 뜻이다. 대학이 일드율을 보호하려면 뛰어난 자격을 갖춘 학생을 퇴짜놓거나 대기자 명단에 올린다. 이 학생이 다른 엘리트 대학들에 합격해서 그곳으로 진학할 것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터프츠 신드롬’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터프츠 대학이 일드율 보호를 자주 해왔기 때문이다. 자격을 갖춘 지원자의 입학을 거절함으로써 대학들은 인위적으로 합격률을 낮추고, 합격이 어려운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지원할 대학을 정할 때 합격률을 고려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합격률은 나의 합격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며, 어느 대학이 리치, 타겟, 또는 세이프티인지 구별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공식적인 합격률이 항상 현실을 반영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졸업률
대학들은 보통 6년 이내 졸업률을 공지한다. 때론 4년 이내 졸업률도 함께 공지한다. 졸업률이 높다는 것은 유지율(retention rate)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로 대학이 학생을 잘 지원한다는 것을 뜻한다.
학생이 필요할 때 상담을 받고, 정기적으로 멘토링 교수와 만나서 졸업에 필요한 트랙을 밟고 있는지 확인한다는 뜻이다. 졸업률은 재정적으로도 중요한 요소이다. 제때 졸업을 하지 않으면 추가로 한 학기나 1년을 더 다니면서 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이다.
◇학생 대 교수비율
학생 대 교수비율은 자칫 오해를 낳을 수 있다. 이것이 전공과 수업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바이오 전공은 개론수업에 학생이 많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비해 스패니시 전공은 더 작은 세미나 형식의 수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교수와 상담하고 싶으면 ‘오피스 아워’에 거의 항상 찾아갈 수 있다. 그 때 어떤 주제에 대해 논의를 하거나 1대1로 질문을 할 수 있다. 규모가 작은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더 참여할 기회를 가지면서 교수와 교류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단순히 학생 대 교수비율이 낮다고 해서 저절로 이런 것들이 이뤄지지 않는다.
◇수업 규모
수업규모도 전공과 대학에 따라 좌우된다. 초기 단계에서 과학과 수학수업은 보통 규모가 크다. 인문학은 더 작은 세미나 스타일의 수업일 때가 많다. 전공수업으로 올라가고 내용이 더 전문화, 특화되면서 수업규모가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 결국 대학이 공식적으로 홍보하는 수업규모가 어떻든 간에, 학생은 대학에 다니는 동안 규모가 큰 수업과 작은 수업을 둘 다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교수가 가르치는 수업 vs 대학원생이 가르치는 수업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학원생 대신 교수가 가르치는 수업을 선호한다. 일반적으로 교수가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때론 교수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명성이 있다. 교수들이 전공분야에서 전문가인 것은 맞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교수 임무의 일부일 뿐이다.
또한 전문성이 깊다고 해서 항상 학생을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스탠퍼드대와 하버드대의 교수들이 시행한 연구 결과 학부생이 첫 수업을 대학원생에게서 배운 뒤 그 분야를 전공할 가능성이 교수에게서 배운 경우보다 두배 높았다. 그렇다고 교수들이 못가르친다는 뜻은 아니다. 분명 잘 가르치는 교수들이 많다. 그러나 단지 이 통계가 반드시 지원 대학을 결정할 요소는 아니라는 점이다.
◇유지율
신입생 유지율은 대학 신입생이 2학년 때 같은 대학으로 돌아오는 비율이다. 유지율이 높으면 대학이 학생을 잘 지원하고 신경 쓴다는 뜻이다.
김수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