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이젠 럭셔리 주거타운"…한인타운 확 달라졌다
한인타운 윌셔와 버몬트 길 코너에 늘어선 고급 아파트들. 오른쪽 뒤로 완공된 초고층 한라산 아파트(위).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는 윌셔가의 '커브 온 윌셔'. 펜트하우스 렌트가 월 2만달러가 넘는다. /이해광 기자
최근 고층 고급아파트· 주상복합 속속 등장
30층 이상 하이라이즈, 초고가 렌트 수두룩
교통 좋고, 맛집 편의시설까지 '해피라이프'
대기 중 프로젝트 다수, 일부 공급과잉 우려
저녁 어스름이 깔리자 빌딩들마다 앞다퉈 조명등이 빛을 발하며 거리를 수놓는다. 뉴욕 맨해턴 이야기가 아니다. 수 년간 계속되어 온 대대적인 재개발로 LA 한인타운이 고급, 고층 주거타운으로 변신하고 있다. 눈에 띄는 럭셔리 주상복합들도 한 둘이 아니다. 한인타운은 한인은 물론 타인종 전문직 고소득층까지 주목하는 인기 주거지로 각광 받고 있다. 30층 이상 하이라이즈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서며 스카이라인도 확 달라졌다. 명실공히 고층 베드타운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 왜 한인타운인가
한인타운은 LA의 대표적인 개발 핫 스팟이다. 인구 밀도가 높고 신규 인구 유입이 이어져 임대 주택 수요가 꾸준히 창출되고 있다. 게다가 어느 지역보다 상권도 크고 활기가 넘친다. 지난 10여년간 대대적인 동시 다발적 재개발 프로젝트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이유다. 주류 개발사는 물론, 한인 자본과 외국계 자본까지 진출한 상황이다.
한인타운은 커머셜은 물론 주거 타운으로서 도다양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베벌리힐스와 LA다운타운을 사이에 두고 있는 기가 막힌 사통팔달의 입지조건, 여기다 지하철 메트로가 관통해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거센 한류 속에서 한인타운에는 맛집. 카페, 사우나, 쇼핑몰 등 특색 있는 리테일 업소가 즐비하다. LA에서 이 정도의 편의성과 다양한 맛과 즐거움을 누리기는 쉽지 않다.
■ 초고층 주상복합 잇따라
한인타운이 높아지고 있다. 곳곳에 여러 개의 고층 주상복합 플랜이 완공됐거나 추진 중에 있다.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완공을 눈앞에 둔 아파트나 콘도 등의 신축 프로젝트는 20여 건, 최근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둔 유닛만도 4000여개다.
한인타운의 변신을 주도하는 곳은 윌셔길이다. 이 지역 스카이라인은 지난 5년 사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대부분의 건물이 15~20층 높이로 단조로웠던 에전에 비해 지금은 10~35층 다양한 높이의 건물들이 서로 입체적인 스카이라인을 뽐내고 있다.
이중 가장 최근에 완공된 한라산은 상징성이 크다. 한인타운 최고층 주상복합으로 구 윌셔갤러리아몰 주차장에 건설됐다. 38층 총 375유닛의 대단위 아파트와 리테일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공사비만 1억4,700만여달러가 투입됐다.
최근 몇 년 동안 추진된 개발 중 상당수는 10층 이상의 주상복합 건물이다. 30층 이상 초고층 건물도 여럿으로 한인타운은 다운타운에 이어 초고층 건물이 가장 밀집한 지역으로 올라섰다.
윌셔와 후버 코너에 위치한 고층 대형 주상복합 단지 '커브 온 윌셔'도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커브 온 윌셔는 23층에 높이에 644개 아파트 유닛, 1만5,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상가로 구성됐다. 유선형의 독특한 외관으로 스튜디오부터 1~3베드룸 유닛까지 다양하며 일부 펜트하우스 유닛의 경우 월 렌트가 2만달러가 훌쩍 넘는다.
3033윌셔 아파트는 주류사회 최대 부동산 개발사 중 하나인 ‘UDR‘이 개발해 주목을 받았었다. 한인타운에서 보기 드문 초특급 럭서리 아파트로 17층, 190개 유닛으로 구성됐다.
여기다 현재 진행 중인 최고층 프로젝트는 윌셔와 아드모어 북서쪽 코너에 32층과 14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까지 완공되면 한인타운의 면모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인다.
■ 오피스 빌딩 아파트로 전환
대형 주상복합 건설과 함께 한인타운 재개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는 오피스 빌딩의 아파트 전환이다. LA 최대 부동산 업체 중 하나인 '제이미슨' 소유 빌딩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아파트 전환 붐은 수년 째 진행 중이며 현재 계획 중인 곳만 어림 잡아 10여곳에 이른다.
마찬가지로 대부분 윌셔가에 자리 잡고 있는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곳 중에는 웨스턴 코너 전철역 앞에 위치한 옛 피어스 내셔널 라이프빌딩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인타운 윌셔가 중심에다 지하철 역이 지척이라 생활 편의성은 물론 교통 편의성까지 갖췄다. 13층 규모인 이 빌딩은 내부 구조 변경 공사를 통해 1층에는 상가, 2~ 13층 총 176유닛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옥상에는 7,100스퀘어피트 크기의 수영장과 라운지가 조성된다.
이보다 앞서 한인타운 동쪽 윌셔가에 위치한 13층 오피스 건물(2500 Wilshire Bl. LA)도 248개 유닛을 갖춘 아파트로 탈바꿈한 후 입주를 시작했다. 지난 1969년 완공된 이 건물은 실내 오피스 면적이 23만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대형 건물로 주변에 위스파가 위치하고 있다.
오피스 빌딩의 아파트 전환과 함께 기존 주차 건물 위에 아파트를 올리면서 대규모 주거 단지가 형성된 곳도 있다. 새로운 건설 방식인데 제이미슨이 시행한 아드모어 코너와 카탈리나 코너 주차장이 대표적이다. 우리아메리카 건물이 입주한 3540윌셔의 경우 1957년 완공된 오피스 건물로 2~13층 거주용 로프트 206개로 전환했으며 2차 프로젝트로 24개월 공사 기간을 거쳐 이 건물의 2층 주차장 건물 위에 5개 층을 증축해 132개 아파트 유닛을 추가로 신축했다. 1,2차 프로젝트 완공으로 총329개 거주용 유닛 건물로 재탄생했다.
카탈리나 스트리트는 오피스 빌딩의 아파트 전환과 함께 인근에 새로운 주상복합 아파트가 지어졌다. 특히 새 아파트는 제이미슨이 지난해 완공한 초대형 아파트 단지인 ‘크로스비’ 바로 남쪽 옆에 위치하고 있다. 크로스비 아파트 단지는 윌셔와 카탈리나 코너의 12층 구 오피스 건물을 216개 로프트 스타일 아파트로 개조한 새로운 럭서리 아파트.
또 몇 년 전에는 윌셔와 사우스 켄모어 애비뉴 코너의 12층 오피스 건물(3345 Wilshire Bl. LA)이 아파트 개조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더 탐슨’(The Thompson) 아파트로 명명됐다. 스튜디오, 1, 2베드 유닛 약 200개 유닛이들어섰으며 1층은 6,400스퀘어피트 규모의 리테일 공간이조성, 제일IC은행이 영업 중이다.
현재 아파트로 전환했거나 전환을 준비 중인 한인타운 내 오피스 건물은 최소 9~10개에 달한다. 이들 프로젝트가 모두 완료되면 새로온 아파트 유닛만 2000개에 육박한다.
부동산 업계에는 오피스 빌딩의 아파트 전환 러시에 대해 신축을 위한 부지 확보가 어렵고 부지 경비와 건축비도 높은 상황에서 기존 오피스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비용과 공사 기간 측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 전망과 과제
한인타운의 고급 아파트 타운 변신은 진행형이다. 아파트 렌트비 3000~400달러를 부담하고도 입주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한인타운이 주거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앞으로도 타운에 신축되는 아파트들은 고급화 차별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
물론 경기침체와 맞물려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유입되는 인구 뿐 아니라 불안한 치안과 교통 혼잡 등을 이유로 한인타운에서 나가는 수요도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너무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온 것 같다”고 우려했다.
특히 대부분 신축 혹은 개조 되는 아파트들이 주상복합인 상황에서 리테일 업소 리스가 생각보다 부진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상당수 타운아파트 리테일 공간이 입주자를 찾지 못해 비어 있는 상태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