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내 마음의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능력-감성지능(EQ)
임영빈
연세메디컬클리닉
노년내과 담당의
시니어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저마다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시니어마다 감성적 성숙도가 다르다. 성숙한 분들은 이해심이 있고, 본인의 감정을 잘 다스릴 줄 알지만 그러지 못 한 분들은 본인의 감정을 표출해야지만 ‘직성이 풀린다’라고 한다.
90년대 말 IQ테스트라는 지능지수 검사가 인기였다. 지능지수가 높은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한다는 말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감성지능(EQ)의 중요성을 더 강조하는 추세다. 시니어 세대도 마찬가지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감성지능이 높을 수록 정신질환에 걸리지 않고, 반대로 낮을 때 우울증과 불안증에 더 시달린다고 한다.
그러면 감성지능을 어떻게 구분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 감성지능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1)자아인식과 (2)자기관리, 그리고 (3)사회적 인식과 (4)관계관리. 눈치챘겠지만 첫 두 가지는 ‘개인적’ 감성지능 부분이고, 후자 두 가지는 ‘사회적’ 감성지능을 나타낸다.
우선 (1)개인적 감성지능을 알아보자. 자아인식이란 본인의 감성상태를 인식할 수 있는지, 형용사를 붙여 감정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지를 말한다. 또한 본인의 장단점을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이 어떻게 본인에게 감성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인지한다. 이런 자아인식이 훈련돼 있으면 수시로 나의 감성을 평가할 줄 알게 된다. 예를 들어, 화를 다룰 줄 알게 되고, 큰 일이 생겨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렇게 훈련을 통해 감정을 다스리는 것을 앞서 언급한 (2)‘자기관리’라는 것이다. 본인의 감정이 관리가 된다는 것은 본인에게 해를 입히는 감정을 억제할 수 있고, 내 가치관과 일관성 있게 행동을 하게 된다.
사회적 감성지능에 대해 알아보자. (3)‘사회적 인식’은 (1)‘자아인식’과 흡사하다. 사회적 인식이 훈련된 시니어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눈치’가 빠르고, 그들의 감정, 요구, 그리고 우려를 이해할 수 있고, 감정적인 신호를 포착하고 사회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조직에서 위계질서를 잘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대화 내용을 잘 들으며 그 대화 속에 숨은 실제 뜻을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4)‘관계관리’를 통해 사회에서 잘 어울리고, 좋은 관계를 발전 및 유지하고, 명확하게 의사소통하며, 타인에게 영감을 주고, 갈등을 지혜롭게 처리하게 되는 것이다.
감성지능에 대해 인지하고 나의 감정을 잘 다스리며 성숙함의 길로 발을 내딛는 ‘감성지능운동’ 또한 일반 신체운동 못지 않게 중요하게 다뤄야 할 것이다. 문의 (213) 381-3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