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의원들, 美 국무부 초청으로 워싱턴에서 ‘합숙’
양국관계 증진 위해 美가 기획
與野 정진석·김한정 등 참석
한일 양국의 중견 의원들이 미 국무부 초청으로 워싱턴에서 합숙하며 주요 현안에 대해서 논의한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5일 “국무부가 ‘국제 방문자 리더십 프로그램(IVLP)’을 통해 한국의 한일의원연맹, 일본의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 일부를 8월 말 워싱턴으로 동시에 초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정진석 국회 부의장·김석기·김정재 의원, 민주당에서 김한정·이재정 의원이 참석할 예정이다.일본에서도 3~5명의 의원이 참여한다.
IVLP 프로그램은 국무부의 대표적인 공공외교 프로그램으로 주로 각국의 정치인·언론인 등을 미국에 초청, 미국의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형태로 진행돼왔다. 국무부가 IVLP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중견 의원들을 동시에 초청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 부의장 등은 일본 의원들과 함께 백악관과 국무부의 고위 관계자들과 상하원의 주요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일종의 ‘합숙’을 통해 위안부, 징용 등 한일 과거사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 소식통은 “양국 의원 합숙은 주한미국대사관이 먼저 제안했고 미 국무부 본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해 성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은 북·중의 위협을 고려해 빠른 시일 안에 한·미·일 삼각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 싶지만 오랜 역사가 얽혀있는 한일 관계가 뜻대로 되지는 않자 양국 의원 동시 초청 프로그램을 만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에 새 정부가 출범하고 전임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아베 신조 총리 집권기 최악으로 치달았던 양국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이번 프로그램이 탄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일 관계 개선을 외교안보 정책의 주요 의제로 내세우고 있는데, 정부 차원의 의지만으로는 한일 관계의 근본적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의회 간의 교류를 모색했다고 한다.
김진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