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폭염 에어컨 판매는 불티, 전기요금은 걱정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LA 한인타운내 한 빙수카페에 고객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이해광 기자
아마존 냉방제품 판매 3배나
한인 "지난달 비해 2배 요금"
LA 전국 평균보다 높게 책정
LA를 비롯 미 서부 지역에 한 달 가까이 이어진 기록적 폭염으로 냉방 제품 사용과 판매가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의 전기 요금 부담도 어느 때 보다 커지고 있다. 특히 LA와 오렌지카운티 등 남가주 지역의 전기 요금은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데다 해마다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역대급 폭염이 강타하면서 에어컨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데이터분석업체 ‘정글 스카우트’에 따르면 지난 한달 간 아마존의 에어컨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8%나 치솟았다. 이동이 자유로운 포터블 에어컨도 이 기간 208%나 더 팔렸다. 쿨링 젤 패치는 226%, 애견용 쿨링 패드는 365%나 각각 판매량이 늘었다. 해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에어컨 시장은 성장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올 미국의 에어컨 시장은 1880억달러에 달하고, 2028년에는 2520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리서치업체 '모더 인텔리전스’는 전망했다.
하지만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이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의 전기 요금 지출은 더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전국에너지지원관리자협회(NEADA)에 따르면 올 여름 소비자들의 전기료 부담은 지난해에 비해 12% 가량 상승할 전망이다. 어느 지역보다 폭염이 극성을 부린 서부와 남중부 지역의 소비자의 경우 6~8월 세 달간의 평균 전기 요금은 지난해의 642달러보다 높은 평균 706달러가될 것으로 NEADA는 예상했다,
LA 일원 주민들의 부담은 더 크다. 연방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LA일원의 평균 전기요금은 kWh당 27.3센트로 전국 평균 17센트보다 무려 60.6%나 비쌌다. 게다가 LA 지역 전기요금은 해마다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2019년 kWh당 20센트에도 못 미치던 요금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24.9센트로 올랐으며 올해는 27.3센트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보다 크게 비싼 전기료는 남가주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LA카운티주민의 월 평균 전기 요금은 199달러다. 연간 2388달러로 전국 평균 2116달러보다 13%나 높다.
발렌시아에 거주하는 윤모씨는 “폭염 때문에 지난 달 에어컨을 자주 틀었더니 전달 보다 2배나 많은 고지서를 받고 놀랐다”며 “언제 무더위가 물러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에어컨 사용을 줄일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름 전기 소비량은 지역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덥고 습한 지역에서는 전체 전기요금의 27%가 냉방에 사용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에어컨 사용에 따른 전기료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에어컨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오래된 제품은 교체하거나 정기적으로 점검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해광 기자 hlee@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