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쌓아놓은 하버드대, 학생들에게 "푸드스탬프 신청하라"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대 캠퍼스. /Harvard University
530억달러 기금 확보 불구
대학원생 지원에는 인색
"근로자 봉급이나 올려라"
천문학적 규모의 현금을 보유한 하버드대가 대학원생들에게 연방정부 푸드스탬프 프로그램(SNAP)에 등록할 것을 권유해 구설에 올랐다.
재정전문 사이트 ‘벤징가(Benzinga)’에 따르면 하버드대 헬스서비스 오피스는 지난 4월 대학원생들에게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라. 대학원생들도 식료품 구입비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는 내용의 전단지를 배포, SNAP을 신청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하버드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대학으로 무려 530억달러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학생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하버드 대학원생협회(HGSU)는 기회 있을 때마다 학교에서 다양한 일을 하는 대학원생들의 급여를 인상하라고 학교당국에 요구한다.
모든 대학원생 근로자의 최저연봉을 6만달러로 올려달라는 게 이들이 요구사항이다. 현 최저연봉은 4만달러에 불과하다. HGSU는 “연봉을 올려주면 푸드스탬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꼬집었다. 하버드대 대학원생들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최근 두 차례 파업을 벌였다.
HGSU에 따르면 하버드대 대학원생의 30%는 외국인 유학생이기 때문에 푸드스탬프를 받을 자격이 없다. 이 때문에 대학원생의 3분의 1은 대학당국의 푸드스탬프 드라이브 정책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 하버드 대학원생은 “학교는 현금을 불리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 학생들의 웰빙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구성훈 기자 sgoo@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