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셀러들은 집을 비싸게 팔고 싶어한다. 로컬시장이 뜨거우면 리스팅 가격을 살짝 낮추는 것을 고려해본다. /AP

'리스팅 가격은 낮게, 판매가는 높게' 전략

셀러, 강한 자신감 필요, 로컬 마켓 주택수요 높을 때 성공 확률↑

매물로 내놓은 집, 동네에서 가장 매력적인 집이면 플러스

오랫동안 정을 붙이고 살던 집을 처분하길 원하는 홈오너들이 초조해지고 있다.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5% 위에서 맴돌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매물은 늘어나고 있다. 아직 셀러스 마켓이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서서히 바이어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는 진단이 곳곳에서 나온다. 따라서 홈오너가 집을 매물로 내놓을 때 적당한 리스팅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실제 마켓 밸류보다 약간 낮은 가격에 집을 내놓는 게 현명하다고 말하지만 이 전략이 통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리스팅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높은 가격에 집을 팔기 원하는 홈오너들이 알아두면 도움이 될 내용들을 정리했다. 

◇리스팅 가격의 매커니즘

리스팅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느냐에 따라 들어오는 오퍼의 갯수가 결정된다는 점은 대부분 셀러들이 알고 있다. 리스팅 가격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홈오너가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요소들이 있다. 남은 모기지 밸런스, 클로징 비용, 집을 판매한 후 얻게 될 수익의 규모 등이 바로 그것이다.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에이전트 제프 라히텐스타인은 “리스팅 가격을 정하는 것은 예술이자 과학”이라며 “많은 셀러들이 이익 극대화를 위해 실제 마켓 밸류보다 리스팅 가격을 약간 높게 책정하는데 이는 바이어와 협상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말했다. 

◇’낮은 리스팅 가격, 높은 판매 가격 전략(price low, sell high strategy)’

이 전략은 주택 수요가 높고, 공급은 부족한 마켓 상황에서 셀러에게 큰 도움이 된다. 리스팅 가격이 마켓 밸류보다 낮을 경우 많은 바이어들이 몰리면서 비딩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집값이 뛴다. 또한 비슷한 가격대의 주택들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집이라는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 

◇마켓 밸류의 개념 이해해야

리스팅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집을 높은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홈오너들은 마켓 밸류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같은 동네에서 비슷한 스펙의 집들이 얼마에 팔렸는지 보여주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뉴욕주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에이전트 마리 브롬버그는 “홈오너가 내놓은 매물과 비슷한 집들이 판매된 가격 레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매물이 부족한 마켓에서는 마켓 밸류보다 낮게 리스팅된 집들이 바이어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항상 전략이 통할까

낮은 리스팅 가격을 책정한 뒤 높은 판매 가격을 노리는 전략이 항상 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셀러 입장에서 어느 정도는 ‘도박(gamble)’을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리스팅 가격을 낮게 책정하면 마켓 밸류보다 판매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개런티’는 없다. 이 전략을 활용하는 셀러 중 일부는 원하는 판매가격보다 낮은 수준의 오퍼를 받을 수도 있다. 

뉴욕을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전문업체 ‘컴패스(Compass)’의 이언 캣츠 브로커는 “마켓 방향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이 있어야 해당 전략이 성공할 수 있다”며 “셀러가 내놓은 집과 스펙이 비슷한 주택들에 대한 강한 로컬 수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셀러가 수용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을 리스팅 가격으로 책정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이 부분에서 다시 한번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같은 동네에서 비슷한 스펙의 집들이 팔린 가격과 해당 주택들이 판매되기까지 걸린 기간을 충분히 고려한 후 리스팅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낮은 리스팅 가격, 높은 판매가격’ 전략은 해당 주택이 로컬 마켓에서 가장 매력적인 집이라는 평가를 받을 때 가능하다. 여기 저기 손볼 부분이 많은 집이라면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