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난 변호사 아들과 딸 기리며...
가톨릭중앙의료원이 지난 20일 김미지 동문과 배우자 이성걸씨에게 기부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감사패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열 병원경영실장 신부, 이화성 가톨릭중앙의료원장, 이성걸씨, 김미지 동문, 유양숙 간호대학장. .
미주 80대 "후배들 위해 써달라"
가톨릭의료원에 5억원 기부
뉴욕한인성당엔 100만달러 쾌척
80대 미주 한인이 먼저 세상을 떠난 두 자녀를 기리고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한국 가톨릭의료원에 거액을 기부했다.
30일 가톨릭의료원에 따르면 뉴욕에 거주하는 김미지(82) 씨는 작년 의료원에 가톨릭대 간호학과 후배들을 위해 써 달라며 36만달러를 쾌척했다.
김씨는 이 대학 옴니버스파크 준공시 1만달러를 기부한 적 있어 기부액은 모두 37만 달러(한화 약 5억1000만원)가 됐다.
1966년 가톨릭대 간호대를 졸업한 김씨는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50여년 동안 남편 이성걸 씨와 이민 생활을 했다. 김씨는 세상을 떠난 두 자녀가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기부를 결심했다.
의료사고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던 막내딸 이은숙 씨는 지난 2021년 희귀 심장질환인 모야모야 증후군 증세를 겪다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이후 한 달여 만에 변호사인 아들 영주 씨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김씨는 "간호대학 후배들이 훌륭한 환경에서 교육받기를 바라며 먼저 주님의 곁으로 떠난 두 남매가 기억되기를 희망한다"며 "희망을 주는 것이 선배의 진정한 역할이며, 나눔을 통해 희망을 주는 선배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에 앞서서는 어려운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이 되고자 뉴욕 성바오로 정하상 퀸즈한인천주교회에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김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옴니버스파크 3층 간호대학 3301호실을 '김미지 대강의실'로 명명했다.
이화성 가톨릭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평생을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 주신 김미지 동문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간호대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발전 동력으로 삼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