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장누수 증후군과 만성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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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장누수 증후군과 만성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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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빈

임영빈 내과 원장


우리 내장은 영양소는 흡수하고 병균이나 병원체는 못 들어오게 만들어져 있다. 대장 점막을 이루는 대장세포들은 사이에 붙어 있으며 ‘밀착연접' 이라는 세포간이음으로 장벽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으로 인해 이런 방어막이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 유해균이 늘어나면 밀착연접이 제 기능을 못해 보호막이 부서지며 병원체가 흡수되고 만다. 이런 현상을 '장누수 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라고 부른다.



장누수 증후군은 대체의학 용어로 상업적 음모론이 아니라 전통 의료계에서도 인정한 증후군이다. 장누수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변비나 설사가 자주 일어나고, 아랫배가 더부룩 하거나, 관절이 아프거나, 만성피로에 시달려 이유도 없이 늘 피로하다. 대부분 이런 증상으로 병원에 찾아가면 항생제를 처방받는데 이는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을 더 파괴하며 낫질 않는다. 환자는 답답해하며 대체의학을 찾게 되며, 장누수 증후군을 이해하는 의료진을 만나게 되어 해결책을 얻는다고 한다. 나 또한 외래진료에 장누수 증후군을 이해하고 진료에 접목시켰을 때 임상적으로 큰 효과를 보아 보람을 크게 느꼈다.



침투성이 높아진 장세포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여러 병원체 중 가장 나쁜 녀석은 LPS다. LPS(Lipopolysaccharide)는 장내 미생물 표면에 나타난 복합체다. LPS가 장점막 사이로 침투하여 혈중으로 들어오면서 '만성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장누수 증후군으로 인해 LPS가 침투하여 일으키는 질환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동맥경화와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LPS가 LDL 콜레스테롤과 결합해 혈관벽을 더욱 쉽게 침투하게 된다. 이 계기로 인해 대식세포를 끌어들이고, 동맥경화가 시작된다. LDL 콜레스테롤만 낮추면 동맥경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파킨슨씨병과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이 발병한다. LPS가 혈액-뇌 장벽을 허물어 병원체가 뇌에 더욱 쉽게 침투하게 만든다. 혈액-뇌 장벽은 뇌를 병원체로부터 보호하는 장벽이다. 느슨해진 혈액-뇌 장벽으로 인해 병원체가 침투하여 파킨슨씨병과 알츠하이머병으로 이어진다.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악해진다. LPS가 면역세포와 반응해 기능을 떨어뜨려 면역력이 저하된다.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켜 당뇨가 생기고 지방간을 초래한다. LPS가 근육세포와 간 수용체에 결합하여 이와 같은 대사증후군 질환들을 일으킨다.  



LPS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만성염증을 일으킨다. 한 연구에서는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방식으로, 한 그룹에게는 소량의 LPS(0.6 ng/kg)를 정맥주사로 투여하고 한 그룹에는 플라시보 수액을 투여했더니 염증수치를 나타내는 TNF-알파가 25배, 인터루킨-6가 100배나 증가했다. 바로 이 ‘만성염증'이 가속노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간주한다. 만성염증이란 이곳저곳 아픈 곳이 아니라, 인간이 미쳐 느끼지 못하는 염증이 지속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이런 만성염증이 중년기부터 시작되었을 때 향후 20년간 노화를 가속시킨다고 하고, 염증으로 인한 가속노화를 염증노화(Inflammaging)라고 부른다.

문의 (213) 909-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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