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와 인생] LA의 문화공연 <1>
김영균
팝아티스트
이민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의 전통문화를 자주 접하는 것이 쉽지 않다. 자기 빛깔을 분명히 하지 않는 사람은 잊혀지기도 쉽다. 그건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정체성이 없는 민족은 다른 민족으로부터 푸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 업신여김이라고 표현해야 될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전통문화를 살려서 한국적이면서도 미국적이 될 때 더 탄탄하고 밝은 미래가 펼쳐지게 될 것이다.
K-POP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를 소개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요즘 마당놀이나 판소리 등 전통 국악 공연이 쇠퇴해 가는 느낌은 필자 한 사람만이 느끼는 건 아닌 것 같다. 필자는 국악이나 전통가요, 고전무용에서 연극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예술은 신명과 해학과 풍자가 근원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노래와 춤과 연극으로 어둠을 밝음으로 승화시켜 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민족의 삶을 통해서 겪어온 역사적 비극을 희극으로 승화시키고 눈물을 웃음으로, 또 맺힌 한을 곡조가 있는 목소리로 슬기롭게 풀어왔고 특히, 판소리의 사설 속에는 한(恨)의 사연이 있는가 하면 삶을 달관한 듯한 지혜가 해학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
민요나 전통가요는 전문가만 부르는 노래가 아니라 흥겹게 부르는 대중의 노래이다. 깨져서 금간 질그릇 같은 고향의 소박한 음성에 그 지방 사투리까지 구수하게 배어있기도 하다. 전통은 낡은 것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예술로 한동안 잘못 이해되면서 우리의 전통문화가 서구문화의 시대흐름에 밀린 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예술문화를 어떻게든 한 차원씩 높여 가는 일에 우리 모두 발 벗고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방송 '김영균의 음악세상' 진행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