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혜영 시인 "문학으로 외로움 버티며 살아요"
등단 35주년, '치과로 간 빨래집게' 출간
충남 서산 출신, 1989년 등단
“플로리다에서 33년을 살다가 시애틀로 이사한 지 3개월이 됐네요. 플로리다에 있을 때도 한인이 거의 없었어요. 해외에 오래 살면서 문학으로 외로움을 버티며 살고 있습니다."
올해 등단 35주년을 맞은 재미동포 한혜영(71·사진) 시인은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집중해야 할 어떤 것이 필요했는데 문학이 내게 큰 힘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이 흘러가는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작품 하나하나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별한 목표를 두지 않고 한 편 한 편 잘 쓰자는 마음으로 문학의 길을 걸어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그간 틈틈이 써온 시 60편을 묶어 최근 동시집 '치과로 간 빨래집게(아동출판 상상아)’를 출간했다. 동시 이외에도 시와 시조, 장편 동화, 장편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써온 시인이 2019년 펴낸 동시집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이후 5년 만의 신작이다.
동시집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3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됐다.
충남 서산 출신인 시인은 1989년 잡지 '아동문학연구' 봄호에 동시조로 등단했다. 시집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와 뱀 잡는 여자' 등 4권, 동시집 4권, 시조집 1권, 장편소설 1권, 장편 동화 11권 등 21권의 책을 펴냈다. 추강해외문학상 신인상(1997), 미주문학상(2006), 동주해외작가상(2020), 해외풀꽃시인상(2021)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