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넘치는 현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 체이스. /AP

총 예금고 17조900억달러

기업에 예금 이전 권유도

은행들이 넘쳐나는 현금을 쓸 데가 없어 기업 고객들에는 예금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달라는 요구까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료에 따르면 은행의 총예금은 지난 5월26일 현재 17조900억달러로 지난 20년간 평균치의 4배에 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예금이 늘어나도 대출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5월26일 현재 은행 총예금 대비 총대출 비율은 61%로, 지난해 2월 75%에서 14%포인트나 하락했다.

연준이 코로나19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추는 등 대규모 돈풀기 정책을 하면서 현금이 시중에 대거 풀렸으나 대출 수요는 이에 못 미치면서 은행들이 막대한 예금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은행들은 경기가 회복되면서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업들은 아직 은행에 예치해둔 현금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예컨대 이동통신회사 버라이즌의 1분기말 현재 현금성 자산은 102억달러로 1년 전보다 45%나 불어난 상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예금만 늘고 이에 걸맞은 대출 수요는 찾지 못하면서 수익성 지표가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