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생활비 보내려, 새벽 출근길에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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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생활비 보내려, 새벽 출근길에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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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새벽 사고 현장 모습. 자전거가 크게 찌그러진 상태다. 사진 속 차량은 사고와 무관하다. 작은 사진이 고펀드미에 올라온 레오니다스 아십. / FOX11 뉴스화면, 고펀드미 페이지



뺑소니 희생자 타운 유명 빵집 직원

오전 3시 출근, 3년간 지각 한번 없어

업주 "일 잘하던 초기 멤버였는데…"

직원들 함께 애도, 모금 사이트 개설


26일 새벽 한인타운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뺑소니 차량에 치인 두 형제가 한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파리바게뜨(Paris Baguette) 올림픽점에 출근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4월 27일 A3면 보도>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0분께 올림픽 불러바드와 마리포사 애비뉴 인근에서 레오니다스 아십(39)과 와일더 아십(18)은 여느 때처럼 아침 근무를 하기 위해 자전거로 출근하던 중 갑자기 달려든 차량에 사고를 당했다.


LAPD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흰색 체로키 지프 차량이 도로를 지나치면서 레오니다스를 그대로 들이받는 장면이 포착됐다. 옆에 있었던 와일더는 가벼운 부상을 입었지만, 형은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판정됐다. 일터 파리바게뜨에서 불과 네 블록 떨어진 곳이다. 


올림픽 불러바드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김재원(35) 대표는 “새벽 6시 30분께 직원으로부터 사고 소식을 접했다”며 “아직까지 믿을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사장은 “레오는 초창기부터 같이 일한 멤버였다”며 “3년 전 매장을 오픈했을 때부터 함께 일한 성실하고 유능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새벽 3시 40분에 출근해 당일 서비스할 빵을 굽는 일을 하며 한번도 지각한 적이 없을만큼 부지런하고 성실했던 직원이었다. 


김 대표는 “사고 현장에서 형의 죽음을 눈 앞에서 지켜봐야 했던 동생 와일더는 현재 망연자실한 상태”라며, “그동안 형제가 과테말라에 있는 부모에게 꼬박꼬박 생활비를 보낸 것으로 안다. 와일더는 사고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다시 일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파리바게뜨 줄리 매니저는 “22일이 레오의 39번째 생일이었다”며 “함께 축하했는데 26일 출근길에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26일 저녁 사고 현장에서는 매장 직원들이 모여 고인을 추모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FOX11은 동생 와일더가 “레오는 나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미국에 온 이후 모든 것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장례비와 시신 운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김재원 대표는 26일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https://www.gofundme.com/f/wilder-watched-his-brother-die-in-a-hitandrun)를 개설했다. 27일 오후 현재 1만3000달러 가량이 모금됐다. 초과된 기부금은 윌더와 그의 가족에게 기부될 예정이다. 


수사 당국은 사고 차량이 도난당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용의자를 찾는데 대중의 도움을 요청(전화 213-473-0234)했다. 보상금은 최대 5만달러가 책정됐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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