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Endemic> 전환 준비해야” 정치권 논의
“팬데믹 벗어날 지침 마련할 때, 일상회복 위한 백악관 조치 필요”
LA카운티도 확진자 급감, 수퍼바이저 “마스크 명령도 재검토해야”
WHO 사무총장 “사망자 증가세에 주목, 일부 국가 낙관론은 우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을 종식시키고, 발전적인 엔데믹으로 진행하기 위해 정부의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돼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이 촉구하고 있다. 공중보건협회(APHA) 조지 벤자민 회장은 1일 CNN과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어떻게 팬데믹에서 빠져나갈 지를 분석하고, 여기에 대한 지침을 제공할 때”라고 주장했다.
팬데믹(Pandemic)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전염병의 대유행 상태를 의미하며, 엔데믹(Endemic)이란 소멸되지는 않았지만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의미한다. 바이러스 감염의 순환 고리 중 최종 단계이기도 하다. 즉, 엔데믹은 국가나 지방 정부가 백신과 치료약을 통해 전염병을 통제 가능한 상태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며, 이는 상당한 정도로 일상의 회복이 가능하게 된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벤자민 회장은 “엔데믹은 CDC(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다룰 수준은 아닐 것이다. 보다 높은 위치에서 종합적인 각도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백악관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이를 컨트롤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초당파 주지사 그룹의 에이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이 팬데믹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허친슨 주지사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한 모임에서 “이번 팬데믹을 종식시키고 엔데믹 상황으로 전진하는 적합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며 “사람들은 보다 평범한 일상의 회복을 꿈꾸고 있다”고 발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팬데믹의 종식에 대해 “우리에게는 바람직한 길이 분명히 정해졌다. 그리고 현재 그 방향으로 잘 이동하고 있다고 본다”며 “전반적으로 적용되는 동일한 기준들을 확실히 세우는 과정이다. 우선 학교가 가장 중요하다. 정상 운영을 위해 죽기 살기로 매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의는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확진자 숫자가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제기됐다. 방역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던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백악관 수석 의료고문) 조차도 1월 말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면서도 전국적으로 조만간 반전이 일어날 것으로 믿는다”는 긍정론을 펴기도 했다.
최근 LA카운티 캐서린 바거 수퍼바이저는 “아이들의 부모로부터 마스크 명령을 철회해야 한다는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면서 “나는 개인이 마스크 착용에 대한 주관적인 입장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믿는다”며 현재의 방역 지침의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때 하루 4만명을 넘기던 LA카운티 신규 확진자 숫자는 지난 1일 8786명으로 급감하고, 2일에도 1만5664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1일 “일부 국가에서 백신과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이 덜 심각하다는 이유로 전염을 막는 게 더는 불가능하거나, 필요하지 않다는 등의 이야기가 널리 퍼지는 데 대해 우려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