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트렁크 활짝…빈차털이 기승에 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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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트렁크 활짝…빈차털이 기승에 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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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운전자들이 차유리와 트렁크 파손 만이라도 막아보겠다며 활짝 열어놓은 채 주차하는 기현상도 생겼다. /abc7뉴스화면




"파손이라도 막자" 서글픈 역발상

전자제품 탐지기 쓰는 지능범도

한인타운, LA지역 3번째 다발 구역

운전석↔핸들 짧으면 ‘여성’ 표적



한모씨는 얼마 전 한인타운 6가 길에 잠시 차를 세워놓고 지인이 운영하는 인근 업소에 들렀다. 25센트짜리 2개를 미터기에 넣었으니 시간은 20분 남짓 걸렸던 것 같다. 일을 보고 돌아온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운전석 유리가 박살난 상태였고, 차 안은 난장판이었다. 노트북 컴퓨터가 들어있던 서류 가방과 빈 선글라스 보관함, 블랙박스 카메라까지 싹 다 사라졌다. 어둑어둑한 초저녁 때 일어난 황당한 도난 사건이었다.


한씨는 “대로변에서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경찰에 리포트 했지만 별 기대는 하지 않는다. 잃어버린 물건도 물건이지만, 차 유리까지 갈아야 해서 비용도 적지 않게 들게 됐다”며 한숨이다.


남가주 일대에 최근 강,절도 사건이 급증하며 차량 도난과 함께 빈차털이범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LAPD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만1313대의 차량이 도난돼 전년에 비해 5500대 이상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이후로 최고치였는데, 올해는 11월29일 현재 2만1709대가 절도범의 손에 들어가 일찌감치 이 숫자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다운타운이 876건으로 가장 많았고, 보일 하이츠가 685건으로 두번째였다. 이어 한인타운이 세번째로 많은 614건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웨스트레이크(613건), 밴나이스(610건) 등이 위험 지역으로 꼽혔다.


차량도난과 유사한 촉매변환기 절도, 빈차털이 같은 범죄도 골칫거리다. 특히 빈차털이는 특별한 장비나 기술 없이도, 단시간에, 1~2명의 범행으로 간단히 이뤄진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지역에서는 이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며 최근 기상천외한 주차법까지 동원된다고 abc7 뉴스가 보도했다.


뉴스에 따르면 일부 운전자들이 차창을 모두 내리고, 트렁크는 완전히 열어둔 채 파킹한 장면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이 같은 기이한 행동은 두 가지 의미로 풀이된다. ‘차에는 가져갈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또는 ‘만일의 경우, 차 유리와 트렁크의 파손으로 인한 수리비라도 절약해보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개럿 톰 부국장은 “이곳에 근무한 지 40년이나 됐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며 착잡한 심경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 빈차털이는 32%, 차량 도난은 25%씩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최근 절도범들이 차 안에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이 있는지 감지하는 전자 장비까지 가지고 다닌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가급적 환하고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 ▶CCTV가 설치된 곳에 주차할 것을 권했다. 또 전문털이범의 경우 운전석의 위치가 앞으로 당겨져 있으면 키가 작은 여성이나 아시안 운전자의 차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범행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주차한 뒤에 운전석을 뒤로 미뤄 놓는 것도 유용한 팁이라고 추천했다.


백종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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