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발병률이 높은 한국인에게 대장암 검사는 필수다. 하지만 대장내시경을 하기 전 복용하는 “장청소약”이라는 큰 난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시니어가 대변검사로 대신하길 원한다. 과연 얼마나 믿을 수 있고 어떻게 결과를 해석해야 할지 알아보자.

대장암은 한국인 암 사망 원인 3위 질환이다. 2019년 대장암 사망률은 10만 명당 17.5명 이었다. 이는 10년 전보다 22.1% 증가한 수치로, 한국의 대표 암인 위암 사망률을 제쳤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혈변이기 때문에 대변검사를 통해 출혈이 없는지 확인한다.

대변검사 결과는 출혈이 ‘있다-없다’로 나온다. 당연히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미세한 양의 출혈을 잡아내기 때문에, 이미 혈변이 보일 때 대장내시경 검사하는 것보다 더 빨리 검사할 수 있어 유익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흔히 “대변검사 = 대장암검사”라고 생각하지만 큰 오해다. “대변검사 = 혈변검사”라고 생각해야 더 적합하다. 즉, 대장에 출혈을 하고 있지 않은 용종이 있다면 대변검사에서 검출되지 않는다. 그에 비해 당연히 대장내시경을 받으면 모든 용종을 발견하게 되고 제거까지 가능하다.

대장암 예방으로 “대장내시경 vs 대변검사”, 어떤 검사가 더 효과적인지 2012년에 뉴잉글랜드저널(NEJM)에 실렸다. 50~69세 환자 중 무려 2만6000명의 대장내시경 결과와 2만6000명의 대변검사 결과를 비교했을 때, 대장암 발견 빈도수는 같았다(0.1% vs 0.1%). 하지만, 문제는 역시 선종을 잡아내는 빈도수였다. 대장내시경에서는 514명(1.9%) 조양성 용종을 잡아낸 것에 비해 대변검사는 231명(0.9%)밖에 못 잡아냈고, 비종양성 용종을 잡아낸 빈도수도 대장내시경그룹(4.2%)에 비해 대변검사그룹(0.4%)에 크게 뒤처졌다. 

요약하자면, 대변검사는 내시경에 비해 암은 잘 잡아내지만 선종을 잡아내는데 미흡했다는 것이다. 어떤 면으로 보면 이런 검사들의 본래 목적이 암 예방이어야 하는데, 대변검사는 ‘암 예방’보다는 ‘암 검출’에 더 가까워 보인다. 대변검사를 ‘매년’ 함으로써 암 검출시 서둘러 대장내시경을 하여 초기단계에 암을 제거하자는 플랜이다. 

대장내시경이 대체 불가능한 이유가 이해된다면 용종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아보자. 대장내시경에서 용종이 발견되었다는 것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크기는 어땠는지 갯수는 어떻게 되었는지가 또 관건이다. 선종 크기가 클수록 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1cm 이하인 선종은 암 가능성이 2.5% 이하다. 1~2cm 선종은 10% 미만, 2cm 이상인 선종은 20~40%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되는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을 70~90%, 사망률을 50% 줄일 수 있다. 

대변검사가 미국에서도 계속 이뤄지는 이유는 ‘편리함’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2012년 연구에서도 흥미롭게도 대장내시경에 응하는 것보다 대변검사를 더 선호한 것처럼(24.6% vs 34.2%), 대변검사는 쉽게 집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문의 (213) 381-3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