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인문학]건강한 기독교 문화 창달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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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인문학]건강한 기독교 문화 창달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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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대표)


2025년 11월 19일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가수 화사와 배우 박정민이 선보인 ‘Good Goodbye’ 무대가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해당 영상은 곧 조회 수 1억 회를 돌파할 기세다. 국내외 여러 평론가와 기자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으며, 그야말로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는 영상이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K팝 퍼포먼스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무대가 주목받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노래가 좋다. 제목부터 ‘좋은 이별(Good Goodbye)’이다. 노랫말은 품위 있는 이별을 노래하며,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 음악적 전문 지식이 없어도 멜로디는 자연스럽게 귀에 감긴다. 영화상 행사에 참석한 배우들의 반응 역시 인상적이었고, 무대를 연출한 PD의 기획력과 재능, 그리고 열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렇게 또 하나의 명장면이 탄생했다.

개인적으로 더 깊은 인상을 받은 무대는 2017년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축하 공연이다. 당시 33명의 단역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꿈을 꾼다’를 불렀다. 서럽고 고단한 단역배우의 삶과 꿈을 담담히 노래하는 그들의 모습에, 같은 현실을 잘 아는 유명 배우들조차 눈물을 흘렸다. 공연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었다. 특히 관객석에 앉아 있던 스타 배우들의 눈물은 잊을 수 없는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이런 무대를 볼 때면 부러움과 함께 질문이 떠오른다. ‘기독교 문화는 이와 같은 감동과 도전을 줄 수는 없을까?’ 그러나 기독교 방송과 문화의 역사에도 이에 못지않은 명장면이 존재한다.

1941년 8월 6일, 영국 BBC 방송국에서는 기독교 강연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강연자는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 교수 C.S. 루이스였다. 이 방송은 훗날 역사상 최고의 기독교 변증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게 된다.

당시에도 윌리엄 템플 등 영국 사회에서 존경받던 목회자들의 방송 설교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BBC는 목회자가 아닌 평신도의 시선과 언어로 복음을 전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수많은 시민이 방송에 귀를 기울였고,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군인들마저 라디오 앞에 모여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4주로 예정됐던 강연은 결국 네 차례에 걸쳐 연장 방송됐다.

강연을 마친 후 루이스는 강의 원고를 책으로 엮어 출간했다. 처음에는 소책자였으나, 이후 정리되어 오늘날 우리가 읽는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로 출판됐다. 이 책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독자에게 읽히며, 많은 이들의 회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변증서로 평가받는 이유다.

‘순전한 기독교’가 지닌 힘의 비밀은 복잡한 교리가 아닌, 쉽게 이해되는 기독교 진리를 평신도의 언어로 전달했다는 데 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한 평신도가 불신자의 눈높이에서 전한 메시지에 영국의 지성인과 젊은이들이 열광했고, 그 반향은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됐다. 이 책은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사람을 주께로 인도하는 전도 자료가 되었다.

이제 기독 언론과 기독교 문화가 각성해야 할 때다. 진부한 설교와 상투적인 칼럼으로 방송 시간과 지면을 채우는 것은 전파의 낭비이자 지면의 낭비다. 세상에는 여전히 진정한 복음을 갈망하는 영혼들이 많다. 인생의 궁극적 질문을 품고 답을 찾는 이들을 위한, 설득력 있는 문화 콘텐츠가 절실하다. 그들의 언어와 문화 속에 복음을 담아 진정성 있게 전하는 기독교 문화가 필요하다.

새해를 맞으며 한 가지 기도를 시작했다. 이 시대 사람들의 갈증을 해갈해 줄 문화 작품이 탄생하기를. ‘Good Goodbye’를 능가하는 관심과 사랑을 받는 복음 영상이 나오기를. ‘순전한 기독교’를 능가하는 새로운 기독교 변증서가 등장하기를. 

오고 오는 세대에게 설득력 있게 그리스도를 전할, 깊이 있고 아름다운 기독교 문화 작품이 이 땅에 세워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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