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 ‘대화 중심’ 리더십과 합의구축 전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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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레오 14세, ‘대화 중심’ 리더십과 합의구축 전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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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차 미국 가톨릭 역사학회 회의

미국출신 첫 교황 영향력 집중 논의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린 ‘제106차 미국 가톨릭 역사학회(ACHA)’ 연례회의에서 미국 출신 첫 교황인 레오 14세<사진>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논의가 중심 의제로 다뤄졌다.

패널 토론에서 가톨릭 학자들은 미국 출신 교황에 대한 역사적 상상과 실제 취임 후 8개월 동안의 행보를 비교했다. 노터데임 대학 역사학과 교수인 캐슬린 스프로우스 커밍스는 1894년 ‘퍽(Puck) 매거진’에 실린 ‘The American Pope’라는 만화를 언급했다. 

만화에는 미국 최초의 사도대리관인 프란체스코 사톨리 추기경이 ‘미국 본부’라고 적힌 교회 위에 앉아 당시 교황 레오 13세의 그림자를 미국 전역에 드리우는 모습이 담겼다. 커밍스 교수는 ‘미국 내 교황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하며 당시 아일랜드·이탈리아 등에서 유입된 가톨릭 이민자들로 인한 사회적 긴장과 연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세기 초반 미국 사회에서 가톨릭 신자들의 정착이 안정되면서 이러한 편견이 점차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한 예로 1918년 가톨릭 신자인 민주당원 알 스미스의 뉴욕 주지사 당선을 들며 당시 가톨릭 신자들이 “미국 문화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훨씬 더 확신하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동 시기 미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출신 교황에 대한 관심은 미국 내 문제보다는 바티칸 차원의 ‘가톨릭 미국화’ 우려로 이동했다고 커밍스 교수는 지적했다.

‘America Magazine’의 바티칸 특파원 콜린 둘레는 이런 우려가 당시 추기경 로버트 프레보스트의 인물상을 통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프레보스트는 페루에서 선교사와 주교로, 로마에서는 오거스틴 수도회 글로벌 총책임자로 활동한 바 있다. 커밍스 교수는 추기경단이 프레보스트에게서 “목회적 존재감, 행정 능력, 글로벌 비전”을 확인했으며, “미국 권력의 과시 차원에서 선출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로욜라 대학 시카고 캠퍼스의 공공서비스 교수 미겔 디아스는 교황 레오 14세의 일부 행보가 오히려 미국 권력 과시와 반대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레오 교황이 이민자의 존엄성에 초점을 맞춘 점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대비시켰으며, 레오가 “’America First’에서 ‘America Cares’로 상징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디아스 교수는 미국 출신 교황의 의미를 강조하며 “그는 발언하면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패널은 또한 레오 교황의 향후 교황직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둘레 특파원은 올해 들어서야 레오 교황이 자신의 정책적 방향성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2025년 성년례(Jubilee) 행사는 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위해 준비된 일정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레오 교황은 지금까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책을 다른 스타일로 이어가는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레오 교황은 추기경단 회의(Consistory)에서 네 가지 주제를 제시했고, 추기경들은 회합 주제로 시노달리티와 복음화(Evangelization)를 선택했다. 둘레 특파원은 이를 두고 레오 교황이 “합의를 중시하는 지도자”이며, 교회의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합의를 구축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교황은 정기적인 추기경단 회의 일정을 공표했으며, 다음 회의는 오는 6월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플래너건 로욜라 대학 가톨릭신학 교수는 레오 교황이 교황직을 “피라미드 최상위가 아닌, 대화의 중심에서 행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레오 교황이 수도회 지도자 출신이라는 점이 이런 방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수도회가 “글로벌하고 다양하며 다소 분열적”이기 때문에 구성원의 동의를 얻는 방식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플래너건 교수는 “글로벌 종교 공동체를 이끌려면 반드시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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