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계 구조조정 속 한인업소들도 큰 타격
전국 소매업소 줄줄이 폐업
한인 양복점·세탁소도 문 닫아
ICE 단속도 업계에 악영향
올해 전국의 주요 소매업체들이 높은 관세, 인플레이션,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전환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매장 폐점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코어사잇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폐점 규모는 약 1만5000곳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 대비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가주에서는 샌프란시스코 센터 몰 내 2만7600스퀘어피트 규모의 의류 소매업체 자라(Zara) 매장이 지난 6월 문을 닫았으며, 유니언 스퀘어 플래그십 매장 역시 내년 1월 임대 계약 종료와 함께 폐쇄될 예정이다.
이런 대규모 소매업계 구조조정 속에서 한인업주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LA 한인타운에서 10여년간 양복점을 운영해온 한인 P씨는 18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부담과 경기 위축, 소비패턴 변화, 이민단속 강화 등 복합적 요인으로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며 한인 소매업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P씨는는 “한국에서 의류 원자재를 들여오기 때문에 관세 상승이 비용 부담으로 직결된다”며 “규모가 큰 무역업체라면 출혈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인타운 의류업계의 침체가 매출 감소와 폐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P씨는 “양복점 수요가 급감했고, 경기 후퇴와 관세 부담이 겹치면서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며 “지난해만 해도 LA 지역 한인 운영 양복점 3곳이 폐업했다”고 밝혔다.
세탁업계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P씨는 “웨스턴 거리 6가와 8가를 중심으로 골목마다 있던 세탁소가 대부분 문을 닫았다”며 “옷 수선점 역시 줄줄이 폐업했다”고 전했다. 그는 “고물가 시대에 한 달에 3~4회 방문하던 단골 고객이 이제는 한 달에 한 번 이하로 줄었다”며 “경제 불황과 맞물린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웨스턴과 샌타모니카 불러바드에서 15년간 옷수선 매장을 운영해 온 박민숙 사장은 “소비자들이 전반적으로 쇼핑을 줄이면서 새 옷을 사는 수요 자체가 거의 사라졌다”며 “새 옷을 사지 않는데 누가 헌 옷을 수선하러 오겠느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박 사장은 “과거에는 파티나 행사 시즌마다 드레스 수선 의뢰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런 수요도 사실상 끊겼다”며 “옷 수선 건수가 전년 대비 80% 이상 급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극심한 소비 위축이 업계 침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도 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한두 달간 단속이 강화되면서 고객 발길이 끊겼다는 것이다. P씨는 “버몬트와 올림픽 불러바드 인근 매장에서는 고객과 직원이 체포되면서 일주일 간 사실상 영업이 마비됐다”며 “고정 비용은 그대로인데 수익은 없으니 현실이 절망적”이라고 말했다.
우미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