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식당 하루 한 곳씩 문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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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식당 하루 한 곳씩 문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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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위치한 한식당(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우미정 기자



올 1분기 100곳 폐업

'삼중고'에 붕괴 조짐

"버티기 경영도 한계"


LA 요식업계가 최저임금 인상, 당국의 규제 강화, 운영비 폭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하며 전례 없는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비즈니스저널(LA Business Journal)이 24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LA에서 식당 100곳이 문을 닫아 ‘하루 한 곳 폐업’이라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전년도 전체 폐업 수(150곳)를 크게 앞지르는 속도로 전기·보험·식자재 등 고정비가 치솟으면서 수십 년간 지역 상권을 지켜온 노포 식당들까지 폐업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2년만 해도 LA카운티 최저임금은 시간당 8달러에 불과했고, 식자재·전기·보험 비용 역시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 하지만 지난 10여 년간 최저임금과 운영비가 동반 급등하며 요식업계의 경영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현재 LA카운티 최저임금은 17.81달러, LA시는 17.87달러로 13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랐으며, 패스트푸드 업계는 20달러로까지 상승했다. 전기요금은 약 90%, 보험료는 최대 400% 급등했고, 식자재·주류 비용도 50% 가까이 인상되며 요식업계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캘리포니아 레스토랑협회(CRA) 설문조사에서도 위기 상황은 여실히 드러난다. 

업소의 84.4%가 방문객 감소를 체감했고, 36%는 영업시간 단축, 13%는 주 1회 이상 추가 휴무를 실시했다고 보고했다. 25%는 메뉴를 축소했으며, 67.7%는 LA카운티 경제 상황을 ‘최악’으로 평가했다.

LA 다운타운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중식당 ‘홍콩짬뽕’을 운영하는 란 안 대표는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올해만 푸드코트 내 12곳 중 8곳이 폐업했다”며 “식재료·인건비·임대료·공과금 등 거의 모든 비용이 급등해 메뉴를 줄이고 가격을 올려도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여기에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자 단속 강화까지 겹치며 인력 수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직원 이탈과 고객 감소가 동시에 발생해 더 줄일 인력도 없고, 사실상 ‘버티기 경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용 부담 때문에 도시락을 싸와 푸드코트에서 식사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며 “가격 부담을 줄인 ‘이코노미 메뉴’를 개발해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CRA의 조트 콘디 회장은 “가주민들의 외식 소비는 크게 줄었지만 식당 수는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증가해 업계의 지속 가능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식당 평균 이익률이 고작 2.5%에 불과한 상황에서 비용 상승과 수요 감소가 겹친 현 경영 환경은 사실상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가주는 팁을 받는 종업원에게도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노 팁 크레딧(no tip credit)’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해마다 늘어나는 규제와 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더해지면서 요식업계의 인건비·고정비 부담은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또한 ICE 단속 강화, 엔터테인먼트 산업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 트럼프 정부 시기 도입된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식자재 조달 비용도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용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위기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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