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임대료 폭등에 한인식당 잇단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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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임대료 폭등에 한인식당 잇단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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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시달리다 최근 문을 닫은 다이아몬드바의 한인 스시 전문점 '퓨전 투 애니 원'. /옐프(Yelp).


주류언론, 한인식당 폐업 주목

인플레이션, 관세에 경영난 심화

남가주 기업들도 수천명 해고


최근 인플레이션과 관세, 연방 이민 단속 등 정책 변화 속에서 남가주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으며, 한인 소상공인들의 생계형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폐업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OC Register)가 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남가주 전역의 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으며, 올해 가주의 해고율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이런 경제난 속에서 LA동부 다이아몬드바의 인기 테이크아웃 스시 전문점 ‘퓨전 투 애니 원(Fusion 2 Any 1)’을 운영하던 한인 업주 사이먼 윤(48)씨의 폐업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윤씨는 지난달 식당 문을 닫으며 남가주 한인 소상공인들의 경영난 실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윤씨는 “관세로 인해 식재료 가격이 2~3배 올랐다”며 “젓가락, 플라스틱 식기, 아보카도까지 모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월 1만4000달러에 달하는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까지 겹쳐 더 이상 운영이 어렵다. 가격을 올리면 단골 손님이 떠날까봐 걱정돼 직원 감축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체자 단속과 이로 인한 지역사회의 불안감이 고객 감소로 이어진 점도 주요 경영난 요인으로 꼽았다. 윤씨는 “범죄자 단속이 필요하지만 단속 분위기로 손님 발길이 줄어 경영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윤씨 사례가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LA 다운타운에서 13년간 중식당 ‘홍콩짬뽕’을 운영해온 란 안 대표는 “올해만 다운타운 한인 업주들의 식당 폐업이 10곳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며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관세 인상으로 식재료 비용이 급등했고, 메뉴 가격을 올렸지만 단골손님 감소로 영업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업주는 가격을 올렸다가 고객 감소로 다시 세일을 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자장면 가격을 4년째 11.99달러로 유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손님 이탈을 우려해 버티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둔화 속에서 남가주 기업들은 수천명의 근로자를 해고했으며, 많은 기업이 인건비 상승과 관세 부담, 소비자 수요 감소를 해고 배경으로 꼽았다. 애너하임, 온타리오, 패서디나 등 다양한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됐다.

한편, 미국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9월 현재 3%를 기록했으며, LA와 OC의 물가상승률은 3.5%로 지난 16개월 중 가장 높은 생활비 상승률을 나타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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