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에 후두암 3기… 흡연도 안 했는데”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36세에 후두암 3기… 흡연도 안 했는데”

웹마스터

지난해 LA에서 열린 유방암 인식의 달 퍼레이드에서 환우와 가족 등이 행진하고 있는 모습. /KABC


미국 50세 미만서 '암' 비상 

14개 암종에서 발병률 증가 

비만·음주·나쁜 식단 등 원인 


 


“가족이 36세에 후두암 3기 판정을 받았어요. 흡연도 안 하는 남자인데, 대체 어떻게 된 거죠.” “나이 48세에 처음 유방 메모그램을 했는데 암이라네요.눈앞이 캄캄합니다.”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0~40대에 암 진단을 받았다는 환자들의 절박한 사연이 잇따르고 있다. 암은 이제 더 이상 고령층만의 질병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50세 미만 젊은 성인들 사이에서 유방암, 대장암, 신장암 등 다양한 암의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암학회(ACS)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12개 이상의 암 유형이 젊은 성인에서 증가했으며, 특히 여성 유방암과 대장암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여성의 발병률은 남성보다 82%나 높다. 전체 암 사망률은 1991년 이후 34% 감소했지만, 젊은 층의 암 발병은 반대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조기 진단을 위한 검진 확대와 진단 기술의 발전이 일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 정도의 증가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유전적 변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시애틀의 ‘프레드 허치 암센터’의 울리케 피터스 박사는 “우리의 유전자는 몇십 년 사이에 그렇게 빨리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장암의 경우 젊은 층에서 더 공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사망률도 증가세다. 학계는 2025년 한 해에만 15만4000건 이상의 신규 대장암 진단과 5만3000건 이상의 사망을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전국 주요 의료기관들은 대장암 검진 시작 연령을 50세에서 45세로 낮추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젊은층의 암 발병에 대해 비만, 음주, 미세 플라스틱, 장 건강 악화, 만성염증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들 요소는 모두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변화시켜 염증을 유발하고, 이는 암 발병과 관련이 깊다. 워싱턴대의 인 카오 교수는 “비만과 음주, 나쁜 식단이 조기 발병 암과 강하게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매우 탄탄하다”고 밝혔다.


텍사스 MD 앤더슨 암센터의 낸시 유 박사는 “특정한 원인 하나가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의 조합이 문제”라고 말하며, 이 문제는 “장기적 분석이 필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5년 말까지 미국에서 200만 건 이상의 새로운 암 진단과 약 61만8120여 건의 사망이 예상된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