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직격탄… 한과·과일 등 추석음식 가격 폭등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관세 직격탄… 한과·과일 등 추석음식 가격 폭등

웹마스터

LA한인타운에 위치한 한남체인 매장.(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우미정 기자


남가주 한인마켓들 '초비상'

한국산 식품공급 차질 빚어

소비자들 "장보기 두렵다"

일부 한인들 추석 준비 포기



한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6일)을 앞두고 LA와 오렌지카운티(OC) 한인 마켓들이 한국산 식품에 대한 수입관세 인상 여파로 상품 확보와 할인 행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상호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다소 인하되었지만 여전히 관세율 변동성이 큰 상황이 이어지며 정확한 수입 시점 예측이 어려워 물류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온마켓(Zion Market)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추석을 맞아 15% 할인을 계획했지만 관세 여파로 아직 최종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예전에는 20달러 대였던 배 한 박스 가격이 현재는 40달러까지 올라 소비자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과일만이 아니다. 한과, 전통 과자 등 추석 선물세트에 포함되는 대부분의 한국산 제품들도 관세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한과를 포함한 주요 추석 상품들이 현재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세 인상 이후 거래처들이 기존의 정기 발주 일정을 전면 재조정하면서 혼란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초 관세 적용 여부가 불확실해 발주를 미뤘고, 지금 주문을 넣어도 실제 입고는 한 달 뒤에나 가능하다”며 “현재는 꼭 필요한 제품 위주로 최소한의 발주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H마트(H Mart)도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전반적으로는 가격을 최대한 동결한다는 방침이다. 마켓 관계자는 “공급업체들과의 협의를 통해 대량 발주로 공급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소비자 가격에 관세 인상분이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한남체인 부에나파크점 관계자는 “올해 추석을 앞두고 한국산 식품 대신 지역 벤더와 협업해 송편 등 주요 명절 상품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가격 인상 요인을 마진에서 흡수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가 절감으로 도매가 인상을 일부 상쇄하고 있지만 이런 가격 유지는 언제까지 가능할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한 식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언제 수입해야 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결국 현재는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 수입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업체들은 패키지 상품에서 단가를 맞추기 위해 제품 수량을 조절하거나, 지역별 관세 차이를 이용해 구매처를 다르게 설정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일부는 아예 추석 준비를 포기하는가 하면 다른 소비자들은 예산을 재조정하며 최소한의 명절 준비에 나서고 있다.

LA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추용자(66)씨는 “식품 가격 상승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막상 장을 보려니 겁부터 난다”며 “이번 추석에는 명절 음식을 따로 준비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모나에 거주하는 유재현(57)씨도 “예전처럼 풍성한 명절 준비는 이제 그림의 떡”이라며 “예산을 대폭 줄여 꼭 필요한 품목만 구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각 마켓들은 추석 시즌 마케팅에 나섰다. 한남체인 부에나파크점은 추석을 맞아 오는 2일 ‘강원도 향토 특산물 특별 홍보 행사’를 개최하고, 강원도 지역의 60여 종의 특산물을 소개할 예정이다. H마트는 오는 3일부터 추석 맞이 할인 행사를 진행하며, 허정과·조청유과·찹쌀약과·단미경·연유과 등 20여 종 이상의 전통 한과를 선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할인 행사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수입 불안과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은 여전히 클 것으로 보인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