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재단 전현직 이사진 법적 분쟁 장기화
52회 LA한인축제가 오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LA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린다. 지난해 축제 모습.
한인축제 10월16~19일 열리지만
이사진 선임·제명 둘러싼 갈등 여전
내년 3월 최종 항소심 결정에 이목
부스 판매 완료 속 이민단속 긴장도
제 52회 LA한인축제가 오는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서울국제공원에서 펼쳐지지만 정작 주최측인 LA한인축제재단의 전‧현직 이사진 간 법적 갈등은 반 년 이상 지속되며 장기화되고 있다.
전· 현직 이사진 간의 이사 선임과 제명 문제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한인사회의 이목은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법원의 최종 판결 결과에 쏠려 있다.
축제재단의 내홍의 불씨를 키운 것은 법원의 오락가락 결정이다. LA수피리어 법원은 지난해 10월 축제재단의 전직 이사 김준배, 박윤숙, 최일순씨 등이 제기한 1심 소송을 통해 ▲2023년 1월23일의 알렉스 차, 브랜든 리, 벤 박씨 등 3명의 이사 선임은 무효이며 ▲지난해 1월3일 김준배, 박윤숙, 최일순씨 등 3명의 이사 제명건도 효력이 없다고 판결, 전직 이사들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알렉스 차, 브랜든리, 벤 박씨 등 현직 이사 3명이 항소를 제기하자 법원은 올 1월말 ‘1심 판결 임시 유보 결정’을 내려 알렉스 차씨 등이 다시 현직 이사 직위를 유지하게 됐다. 1심 판결은 전직 이사진이 ‘승소’했지만 효력이 일시 정지되면서 현 이사진이 올 한인축제를 치루게 된 것이다.
현 이사진은 ‘1심 유보 결정'이 법원의 최종 결정이라고 간주하고 이후 한인축제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현 이사진 관계자는 “법적 분쟁이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축제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며 “지금은 커뮤니티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공적인 축제가 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23일 현재 전체 291개 부스 중 99% 이상이 판매 완료되었으며, 무대 공연, 퍼레이드, 푸드코트 등 모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이민단속 우려와 관련해서도 “LA시, LA경찰국 등 로컬 기관은 물론 연방 차원에서도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민자 권리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커뮤니티 보호 대응 매뉴얼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축제에는 조선시대 수군의 상징인 거북선 모형이 서울국제공원에 전시될 예정이다.·
반면 전 이사진 관계자는 “촉박한 시일과 한인사회의 화합을 저해하지 않기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올 한인축제를 상대측이 그대로 치를 수 있도록 용인한 것”이라며 “이는 법적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안정을 고려한 배려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 이사진 측은 “늦어도 내년 3월께는 최종 항소심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은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1심 결정이 그대로 존중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항소심 최종 판결에 따라 한인축제재단 이사회 구성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축제가 무사히 마무리되더라도, 항소심 판결 전까지 양측의 갈등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