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민 학자금 대출 연체율 3배↑… 상환 재개 여파
세대 별 학자금 대출 연체율 및 상환액. / 캘리포니아 정책연구소(California Policy Lab)
연체자 총 35만명 달해
주로 40대 이상 중·장년층
상환액 줄고 연체율 올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유예됐던 학자금 대출 상환이 올해 5월 전면 재개된 가운데 캘리포니아 내 수십만명의 대출자들이 상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C 산하 비영리 연구기관인 캘리포니아 정책연구소(California Policy Lab)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가주 학생 대출자의 11%가 상환금을 30일 이상 연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약 35만명에 달하는 수치로 팬데믹 이전인 2020년 초의 3.7%와 비교해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연방 교육부는 팬데믹 종료 이후 1년간의 '상환 유예 온램프(on-ramp)' 기간을 거쳐 올해 5월부터 학자금 대출금 징수를 공식 재개했다. 당시 교육부는 이 조치가 "대출자의 재정 건전성과 국가 경제 회복을 위한 기반"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많은 대출자들이 현실적인 상환 부담에 직면해 있다. 학자금 대출 연체는 단순한 채무 문제를 넘어 ▲신용점수 하락 ▲주거 불안정 ▲생계비 축소 ▲정신 건강 악화 등 생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가 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연체율이 Z세대(1997~2012년생)보다 장년층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X세대(1965~1980년생)와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4년생)의 연체율은 각각 12.0%로, Z세대의 9.4%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세대 간 격차는 고령층이 더 많은 상환금을 부담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세대의 평균 월 상환금은 150달러로, 밀레니얼 세대(62달러)의 약 2.4배, Z세대(26달러)의 약 5.8배에 달했다. 이 중 상당수는 자녀 학비를 위한 대출일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월 평균 상환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1분기에는 월 105달러였으나, 올해는 66달러로 약 37% 감소했다. 이는 소득 기반 상환제(IDR) 확대와 일부 대출 탕감, 그리고 SAVE 프로그램 도입 덕분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SAVE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향후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은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반 화이트 캘리포니아 정책연구소 소장은 “학생 대출자들의 재정 상황이 대공황 이후 최악 수준”이라며, “명확한 정보 제공과 유연한 상환 체계, 그리고 지속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미정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