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10일] 오라클 '미라클' 불구 혼조세 마감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첫 거래를 한 Klarna의 CEO 세바스찬 지미앳코우스키(가운데)와 NYSE의 린 마틴 회장, Klarna 회장 마이클 모리츠(오른쪽)가 오프닝벨 타종에 앞서 방명록에 사인하고 있다. AP
애플 등 투심냉각으로 온기차단
나스닥지수 0.03% 상승에 그쳐
10일 뉴욕증시는 혼조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220.42포인트(0.48%) 밀린 4만5490.92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9.43포인트(0.30%) 오른 6532.04, 나스닥지수는 6.57포인트(0.03%) 상승한 2만1886.06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엔 오라클의 놀라운 실적이 주목됐다. 오라클의 수주 잔고(잔여 이행 의무)가 4550억달러에 이르며 전년 동기 대비 359% 폭증했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환호했다. 이미 월가는 오라클의 수주 잔고를 2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치는 그것마저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메가톤급 실적 전망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는 36% 폭등했다. 1992년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장중 최대 상승폭은 43.15%였다. 6800억달러 규모인 오라클의 시총도 단번에 9222억달러까지 불어났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 창업자는 하루 만에 순자산 가치를 1000억달러 이상 늘리며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라클이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AI 인프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음이 명백하다"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하드웨어에서 오픈AI와 xAI, 메타, 엔비디아, AMD와 같은 초대형 AI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8월 PPI가 예상치를 밑돌며 깜짝 하락한 점도 증시에 활기를 더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8월 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1% 떨어졌다. 시장 전망치 0.3% 상승과 반대 방향이다.
하지만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퍼지지 못하면서 증시는 활기를 잃어갔다. 기술업종에선 종목별로 투심이 엇갈린 것이 컸다.
오라클로 AI 인프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엔비디아는 3.83% 뛰었고 브로드컴도 9.77% 급등했다. AI와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38% 급등하며 이같은 기대감을 반겼다. TSMC와 AMD는 3% 안팎으로 올랐고 Arm은 9.47% 급등했다.
반면 애플은 전날 아이폰17을 발표했으나 주가는 3.23% 밀렸다. AI 산업에서 뒤처지는 모습이 거듭 확인되자 투심이 냉각된 것이다. 오라클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면서 경쟁업체인 아마존도 3.32% 밀렸다.
한편, 이날 기업공개를 통해 첫 거래를 한 스웨덴의 '바이 나우 페이 레이터(Buy now Pay later)' 선두주자, Klarna Group은 공모가(주당 40달러)에서 16% 오른 46.40달러에 마감, 시가총액 175억달러를 마크했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