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장 손에 쥐는 날까지 최선 다해야"

어떤 대학에 합격하든 입학 허가는 '조건부' 이다. 아이비리그 하버드대 캠퍼스. /AP
입학 취소, 원인과 대응법은
합격은 '조건부', 12학년 성적 떨어지면 진학 좌절
문제 일으켜 징계 받아도 문제, 규칙 위반 조심해야
간절히 원하던 드림스쿨에 합격하면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쁠 것이다. 하지만 대학 합격은 조건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적이 급격히 하락하거나 학업적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고교생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등 문제를 일으킬 경우 대학이 언제든지 합격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림스쿨에 입학 허가를 받아 놓고도 합격이 철회되는 것만큼 절망적인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미국 대학들의 입학 허가 취소 사례가 증가하면서 고교 시니어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건부 합격’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라
대학이 학생에게 입학을 허락할 때 그 허가는 학생이 원서에서 보여준 것과 동일한 학업 성취도와 행동 양식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제로 한다. 즉,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합격생이 대학의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입학 취소, 주원인은 성적과 품행 문제
입학이 취소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바로 성적 문제와 규칙 위반이다.
규칙을 위반해서 생기는 징계는 합격생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또는 법 집행 기관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성적 관련 문제의 경우 학생의 성적이 이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특히 시험이나 과제에서 부정행위를 하는 등 심각한 위법행위를 저지른 경우에는 합격 취소가 거의 확실하다고 봐야 한다. 또한 합격생이 불법 약물을 사용하거나 학생으로서 부적합한 행동을 해서 물의를 빚는 경우에도 합격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성적 하락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학업 강도를 예전 수준으로 유지하지 않는 것도 입학 취소의 충분한 사유가 된다. 예를 들어 수강하는 수업의 난이도를 과거와 비교해서 크게 낮추거나, 대학 입시 전까지 열심히 해온 과외활동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하는 것이다.
물론 클럽에서 회장으로 활동하다가 다음 학년도 회장에게 역할을 물려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합격 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과외활동 참여를 기피한다면 대학 측에서 우려할 만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입학 취소 절차: 먼저 경고, 그런 다음 철회
다행히 대학이 정당한 사유나 적절한 통지 없이 일방적으로 합격을 취소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합격 취소 절차의 첫 번째 단계는 대학이 합격생에게 공식 레터를 발송하는 것이다.
대학이 고등학교 카운슬러나 성적표를 통해 합격생의 문제 상황을 파악하게 되면 해당 학생은 대학으로부터 입학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게 된다.
대학은 일반적으로 특정 날짜까지 성적이 급락한 이유나 문제 행동을 일으킨 사연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답신을 보내 달라고 요구한다. 학생이 대학의 요청에 성실히 응하는 경우 학업에 대한 경고를 받는 등 몇 가지 제재 조치에 직면할 수 있지만 합격 자체가 바로 취소되지는 않는다.
대학은 일반적으로 정당한 사유 없이 입학 제안을 철회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도 나름의 이유가 있어서 해당 학생을 선발했고, 이 결정을 뒤바꿔야 하는 상황을 가능한 한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평소 성적이 줄곧 A였던 학생이 12학년 마지막 학기 성적표에서 B를 두 개 받거나 심지어 C를 한 두 개 받았다면 대학에서 경고까지는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낙제점인 D나 F를 받는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입학 취소되어도 ‘인생 끝’은 아니다
만약 최악의 상황이 벌어져 입학이 취소되더라도 학생으로서의 교육 여정이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의 이런 결정은 어떤 방식으로든 외부에 공개되지 않으며, 학생이 합격한 다른 대학들의 합격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학생은 다른 대학이나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할 수 있다. 원한다면 1~2년 후 가장 원했던 그 대학에 편입생으로 다시 도전해볼 수도 있다. 아니면 갭이어(gap year)를 가진 뒤 해당 대학에 재수험생으로 입학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입학 취소 방지하려면 ‘유종의 미’를 거둬라
입학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무엇보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고등학교 졸업이 다가오면 많은 학생들이 마지막 몇 달 동안 학업에 대한 의욕을 잃기 쉽다. 하지만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게 아니라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합격생의 성적과 행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그 순간까지 대학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평가한다. 만약 개인적인 사정이나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학업 성적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 최악의 상황이 닥치기 전에 대학 입학사무처에 미리 상황을 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지난 3년간 해왔던 것처럼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바로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수업과 과외활동을 지속적으로 성실히 수행할 뿐만 아니라 평소 언행과 몸 가짐을 바르게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의심스럽거나 부적절한 행동은 대학이 합격생과의 관계를 단절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