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와 인생] 숫자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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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와 인생] 숫자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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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균

피아니스트

 

숫자와 , 산수, 수학은 학창 시절 익히 배우던 익숙한 개념이다.

신라 시대에도 손자산경(孫子算經)’이라는 교과서가 있었는데, 안에는 임산부의 나이와 출산 월을 더해 아이의 성별을 짐작하는 방법이 기록되어 있다. 홀수와 짝수, 음양의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이처럼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역사는 오래되었으며, 나라에 따라 기피하거나 선호하는 숫자가 서로 다르다는 점은 흥미롭다.

중국에서는 휴대전화 번호를 돈을 주고 사기도 한다. 번호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돈을 번다 뜻의 () 발음이 비슷한 8번이 가장 비싸고, ‘죽음()’ 비슷한 발음을 가진 4번은 가장 저렴하다. 미국에서는 매달 13일이 되면 여행객이 줄고, 매출이 감소하며, 결근자가 늘어 경제적 손실이 커진다고 한다. 특히 그날이 금요일과 겹치면 불길함은 커진다. 고대인들은 12 완벽한 수로 보았는데, 여기에 1 더한 13 질서를 깨뜨리는 불경한 숫자로 여겼다. 또한 기독교 전통에서는 최후의 만찬에 참석한 13번째 제자 가롯 유다가 예수를 배신한 데서 비롯해 13 불길한 숫자로 받아들이기도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1달러 지폐 뒷면에는 피라미드 계단, 독수리 발톱에 화살, 올리브 열매와 잎이 모두 13개씩 새겨져 있다. 이는 미국 건국 초기 13 주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백악관 역시 13일의 금요일에 기공되었다고 전해진다. 한국에서는 숫자 4()’ 발음이 같아 아파트 층이나 엘리베이터에서 4층을 F 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에서는 정반대로 4 성스러운 숫자로 여겼다. 피타고라스 역시 1, 2, 3, 4 합하면 10이라는 완전수가 되므로 4 고귀한 숫자라고 주장했다.

숫자에 얽힌 이러한 의미들은 미신이나 우연처럼 보일 있지만, 나라마다 독특한 문화적 해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의미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 수원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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