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업적보다 '꾸준한 성장'이 입학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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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업적보다 '꾸준한 성장'이 입학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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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입학을 위해 엄청난 스펙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프린스턴대 캠퍼스. /Princeton University


아이비리그 8개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

영웅 아닌 발전 가능성 있는 학생 찾아

화려한 스펙보다 진정성 보이는 것 중요


어떤 학생이 아이비리그에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된다. 그 학생은 고등학교 시절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으며, 과외활동에서도 전국 챔피언이 되었거나, 국제적인 주목을 받은 스타트업을 운영했을지도 모른다. 아이비리그 합격은 마치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트로피'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그 치열한 경쟁을 뚫으려면 뭔가 특별한, 비범한 업적이 필요할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


◇아이비리그 입시, 절차는 평범… 선발은 특별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동부의 명문 사립대 8개교로 구성된 아이비리그는 각 학교별로 원서를 받지만 공통적인 입시 절차와 기준을 공유한다. 기본적으로는 커먼앱(Common App)을 통해 지원하고, 학교별로 추가 에세이를 제출해야 하며, 성적표와 추천서도 요구된다. 여기까지는 여느 대학들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차별화되는 부분은 원서 평가 방식이다. 많은 지원자들이 이미 최고의 성적과 화려한 과외활동 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스펙'만으로는 변별력을 갖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비리그는 '홀리스틱 리뷰(holistic review)', 즉 지원자를 다면적으로 종합 평가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이 과정에서 입학 사정관들은 지원자의 강점과 잠재력을 파악하고, 해당 학생이 캠퍼스 공동체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같은 철저한 선발 과정에도 불구하고 아이비리그 합격에 '요술 방망이' 같은 공식은 없다. 단 하나의 탁월한 성취나 특별한 자질만으로 합격이 보장되지 않으며, 때로는 '운' 또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자기만의 고유한 자질을 원서에서 잘 드러내고 기억에 남는 지원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 '특별한 업적'이 필요할까?

아이비리그 지원자 풀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다. 

이 가운데서 돋보이려면 단순한 우수함으로는 부족하다. 예컨대 SAT 또는 ACT 만점은 분명 강점이지만, 아이비리그 지원자 중에서 그런 성적은 그리 드물지 않다. 고등학교 수석 졸업, 학생회장, 지역 커뮤니티 리더 등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아이비리그에는 국내외 대회에서 입상한 과학 영재, 회사를 창업한 10대 사업가, 음악·예술 분야의 수상자, 혹은 올림픽에 출전한 운동선수도 존재한다. 이렇듯 기대치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이 합격의 절대 조건은 아니다.

아이비리그 입학 사정관들이 진정으로 찾는 것은 '특별한 한 번의 업적'보다는 지속적인 성장과 참여의 흔적이다. 


예를 들어 전국 수준의 수학 올림피아드 금메달리스트보다 지역 도서관에서 3년간 꾸준히 봉사하며 독서 프로그램을 기획한 학생이 더 인상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핵심은 얼마나 '화려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진정성 있고 일관성 있게' 자신만의 관심사를 추구했는가이다.


◇대부분의 아이비리그 학생은 '보통 사람'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현재 아이비리그 학부생 수는 5만 8000 명이 넘는다. 그 많은 학생 중 대부분은 엄청나게 눈에 띄는 업적을 가지고 입학한 것이 아니다. 물론 그들은 재능 있고 열정적인 사람들이겠지만, 동시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평범한 학생들이기도 하다.


하버드대 입학 사정관 출신인 한 입시전문가는 "매년 수많은 발명가, 올림픽 출전 선수, CEO들을 거절한다. 반면 작은 마을에서 묵묵히 공부하며 가족을 돌보고, 지역 사회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해온 학생들을 합격시킨다"고 말했다. 이는 아이비리그가 단순한 '업적 수집'보다는 인간적 성숙도와 공동체 기여 가능성을 더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아이비리그 재학생들과 대화해보면 그들 중 상당수가 "나는 그냥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물론 그들의 '열심히'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지속적인 노력과 성실함이 가장 큰 무기였다는 것이다.


◇진정한 경쟁력은 '일관성'에서 나온다

아이비리그 합격은 단순히 화려한 스펙보다는 ‘전반적인 성과’에 달려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어떻게 성장했고, 어떤 태도와 노력을 보여줬는지가 중요하다. 단 한 번의 빛나는 성취가 아닌, 지속적인 헌신과 성실함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꾸준히 환경보호 활동에 참여하며 점진적으로 더 큰 책임을 맡아온 학생은 12학년에 갑자기 전국 대회에서 우승한 학생보다 더 주목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전자는 지속적인 관심과 성장을 보여주는 반면, 후자는 일회성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대학 측이 "이 학생은 우리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학교가 제공하는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아이비리그가 찾는 인재는 '완벽한 영웅'이 아니라 ‘배우고 성장할 준비가 된 사람’이다.


그렇다면 아이비리그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남들과 다른 '특별한 무언가'를 억지로 만들어내려 하기 보다는 자신이 진정으로 관심 있는 분야에서 꾸준히, 깊이 있게 활동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열정과 성장의 모습이야말로 아이비리그가 찾고 있는 진짜 '특별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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