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 킥보드 사고 급증… 6년간 응급실 방문 17만건

미국에서 전동 킥보드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관련 사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AP
SF서 횡단보도 건너던 남성
전동 킥보드에 치여 사망
2017~2022년 총 11명 숨져
지난달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한 횡단보도를 건너던 77세 남성이 전동 킥보드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 같은 보행자와의 충돌이 “드문 일”이라고 밝혔지만 전동 킥보드 관련 사고에 따른 응급실 방문은 전국적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는 출퇴근길 마지막 이동 수단이나 관광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에 따라 발생하는 부상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2023년 미국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전동 킥보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 2022년까지 미국 내에서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 호버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 수단과 관련된 응급실 방문은 총 36만800건에 달했다.
이중 전동 킥보드와 관련된 부상은 16만9300건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반면, 전기 자전거로 인한 응급실 방문은 5만 3200건으로, 15% 미만이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해당 6년간 집계된 마이크로 모빌리티 관련 사망자 233명 중 절반 가까운 111명이 전동 킥보드 사고로 사망했다는 점이다.
이들 대부분은 자동차와 충돌이나 조작 미숙으로 인해 발생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사고 건수가 다소 줄었지만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전동 킥보드로 인한 응급실 방문 건수는 2020년 약 3만건에서 2024년에는 11만 8485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2023년(6만 4329건)보다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뉴욕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노스웰 글로벌헬스센터의 부회장이자 응급의학과 교수인 에릭 시오에-페냐 박사는 “사람들은 킥보드를 위험하지 않다고 여기지만 손목 골절, 두부 외상, 목 부상, 경추 손상 등은 매우 흔하다”고 지적했다. 시오에-페냐 박사는 지난 5년간 전동 킥보드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관련 부상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도시교통협회(NACTO)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미국 내 무인 대여형 킥보드 이용 건수는 6500만회에 달했다. 이용 증가에 따라 사고도 불가피하며, 시오에-페냐 박사는 특히 헬멧 착용을 하지 않고 도로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이용자들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금까지 본 전동 킥보드 사고 중 가장 심각했던 사례로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라이더가 스테이튼 아일랜드에서 도로의 빗물 배수구에 앞바퀴가 걸리며 핸들에서 튕겨져 나가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진 사건을 들었다. 이 사고로 해당 라이더는 심각한 뇌진탕과 함께 발목, 손목 골절을 입었다.
구성훈 기자 la@chosun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