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현명한 지원이 자녀 미래 바꾼다

미국 내 한 고등학교 수업 장면. /AP
중학교서 고등학교로 성공 전환 가이드
집에서 조용하고 체계적인 숙제 환경 조성 필수
대학 방문 이를수록 좋아, 캐주얼하게 구경 바람직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것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쉽지 않다. 10대 자녀는 갑자기 새로운 문화에 휩싸이면서 더 많은 학생들을 만나고, 중학교보다 어려워진 수업을 들으며, 새로운 사회적 부담을 느끼게 된다. 고학년 선배들을 보며 독립심을 키우면서도 학업 부담과 진로 고민이 늘어난다. 이런 변화 속에서 자녀가 올바른 선택을 하고 성공적인 고등학교 생활을 보내려면 부모의 지혜로운 지원이 필수적이다.
김수현 교육 객원기자
◇체계적인 학습 환경 조성
자녀가 좋은 공부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조용하고 체계적인 숙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TV, 음악, 게임, 스마트폰 등의 방해 요소가 없는 전용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공간에는 충분한 조명과 편안한 의자, 필요한 학습 도구들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 단순히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것을 넘어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자녀는 매일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숙제 일정표를 만들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든 과제를 목록화하고, 각각의 예상 소요 시간과 마감일을 명시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미리 계획을 세우고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과외활동이나 시험 일정을 포함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프로젝트나 보고서처럼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과제는 단계별로 나누어 일정을 관리해야 한다. 이를 통해 막판에 몰아서 하는 습관을 방지하고 마감일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사전 준비의 중요성 인식
10대들은 미리 생각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것에 능숙하지 않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에는 충동을 조절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전두엽 기능이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
준비 부족은 아침부터 쫓기는 하루의 시작과 체계적인 정리정돈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자녀가 방문이나 책상 앞에 알림 메모를 붙이고, 스마트폰에 중요한 일정과 과제 마감일 알람을 설정하도록 조언하자. 디지털 네이티브인 10대들에게는 앱을 활용한 일정 관리도 효과적이다. 전날 저녁 다음날 준비를 해 두는 습관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아침 시간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여유 있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입을 옷을 골라 두고, 숙제 완료 여부를 최종 점검하며, 각 수업에 필요한 교재와 준비물을 확인하는 것이다. 과외활동이 있는 날에는 악기, 운동용품, 미술 재료 등 필요한 물건을 미리 가방에 넣어둬야 한다. 일부 부모는 현관문이나 식탁 주위에 체크리스트를 붙여 두기도 한다.
◇미래 목표에 대한 동기 부여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는 단순히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함이 아니라 더 나은 기회와 성공적인 미래를 위한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10대들에게 미래는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진다. 부모는 자녀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자녀가 관심 있는 직업이나 분야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 과정과 역량을 구체적으로 파악해보자.
학교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나눠야 한다.
◇대학탐방 조기 시작
대학 캠퍼스 방문은 이를수록 좋다. 캠퍼스 분위기와 수업, 클럽 활동 등에 대한 설명을 통해 대학 진학에 대한 생각을 키울 수 있다. 자녀가 선호하는 대학 뿐만 아니라 초기 단계에서는 어떤 대학이든 방문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 근처 캠퍼스부터 나들이하듯 가보거나, 가족여행시 그 지역 대학에 들르는 것도 좋다. 어릴 때는 공식적인 투어보다 캐주얼하게 둘러보며 대학 교육에 대해 대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방문 후 자녀가 대학에 대해 미리 알아보면 나중에 공식 투어를 할 때 무엇에 주목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전략적인 대입 준비
8학년 또는 9학년 때 수강하는 수업은 대학 진학 준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9학년 때 신중하게 수업을 선택하면 나중에 대학 진학에 도움이 되는 AP 수업을 더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수학의 경우 8학년 때 상위 트랙의 수업을 시작해 좋은 성적을 거두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심화된 수학 수업을 들을 자격을 얻는다.
외국어를 중학교 때 시작하면 대부분 대학이 입시에서 요구하는 언어 요건을 미리 충족하거나 고학년에서 상위 수준의 수업을 듣는데 유리하다.
결국 고등학교에서의 성공은 부모의 적절한 지원과 자녀의 자립심 간 균형에서 나온다. 지나친 간섭은 자녀의 독립성을 해치지만, 방임 역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와의 소통이다.
일방적인 지시나 강요보다는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자녀는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되고,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과 사회생활까지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