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림픽위원회, 트랜스젠더 ‘여성종목’ 출전 금지
"트럼프 행정명령 준수 의무"
인권단체들은 강력 반발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가 22일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들의 여성 스포츠 종목 출전을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서명한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 배제(Keeping Men Out of Women’s Sports)’ 행정명령에 따른 것으로 올림픽위원회는 “연방 정부의 기대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USOPC는 공식 웹사이트에 이 같은 정책 변경을 조용히 반영했으며, 수영·육상 등 각 종목을 관장하는 국가 스포츠 연맹들에 관련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 이 정책은 ‘USOPC 선수 안전 정책’의 세부 조항으로 기술됐으며, 해당 행정명령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종목에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단체에 대해 연방 정부의 모든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USOPC는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이후 연방 정부와 여러 차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우리는 연방정부의 기대에 부응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서한에는 “이번 개정 정책은 여성 선수들에게 공정하고 안전한 경기 환경을 보장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모든 국가 스포츠 연맹(NGB)은 해당 내용에 따라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결정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가 올해 초 유사한 정책을 도입한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인권 단체들은 “이번 조치는 극소수의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한 차별적이고 가혹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구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