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 70% ‘뉴섬 지키자’에 투표
뉴섬 주지사가 14일 밤 승리 선언을 하고 있다. AP
주지사 소환…27%포인트 차이 부결
'해변 지역 민주 강세' 전통 이어져
엘더 패했지만 정치적 자산은 남겨
3억 달러 소모…리콜 선거 무용론
바다에 가까운 지역일수록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의 전통이 그대로 나타났다.
개빈 뉴섬 주지사에 대한 주민소환(리콜) 투표가 예상 밖의 압도적인 차이로 갈렸다. 15일 오후 4시 21분 현재 74%의 개표가 완료된 결과, 찬성 36.09%(329만8988표) 반대 63.91%(584만1689표)로 집계됐다. 8월초 여론 조사 때만해도 접전이었던 이슈가 27%p 가량의 큰 차이로 벌어진 셈이다. 최종 집계가 나오려면 며칠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뉴섬은 사실상 소환선거에서 승리, 주지사직 방어에 성공했으며 2023년 1월 2일까지 남은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됐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등록했던 46명의 후보 가운데는 예상대로 공화당의 래리 엘더가 46.93%의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이 같은 결과는 민주당의 텃밭 가주의 오랜 전통인 바닷가 지역의 강세가 유지된 덕이다. 대표적인 게 LA카운티다. 가장 많은 568만 명의 유권자를 보유한 LA카운티는 70%가 넘는 지지율로 뉴섬을 지켜냈다. 여기서 나온 리콜 반대표만 160만 장이 넘는다(찬성표 약 66만).
뉴섬의 본거지인 북가주 쪽으로 올라가면 더욱 차이가 난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샌마테오, 산타 크루즈, 마린 카운티 같은 곳은 80% 이상의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반면 내륙지역은 현역 주지사를 해임하려는 의견이 강했다. 벤추라, 마리포사, 인요 카운티 같은 중가주 지역은 과반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고, 북가주의 네바다 인접 지역 라센 카운티 같은 곳은 80% 이상이 퇴진을 요구했다. 다만 이런 카운티들은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많지 않다. 남가주 지역 중 오렌지 카운티와 리버사이드 카운티는 반대가 우세했으나, 차이가 5%p 안팎으로 근접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뉴섬 주지사 승리의 동인으로 민주당 지지자의 대거 투표 참여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유권자들의 공포를 꼽았다. 백신 접종, 마스크 착용에 반대하는 공화당 경쟁자들이 주지사 중에서도 방역 대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뉴섬 주지사를 넘지 못했다는 것이다.
WP는 또 엘더 후보가 뉴섬 주지사의 선거운동에 아마도 최대 자산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엘더 후보는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기업체·고용주가 여성 구직자에게 출산 계획이 있는지 물어보도록 허용하자고 했다. 주 공무원의 백신 의무화에 반대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은 선거 사기'란 주장에 동조했다.
이번 주민소환 투표에는 선거 비용으로 3억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소환 제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CNN은 전했다. 이 주에서는 주지사가 당선될 당시 확보한 표의 12%에 해당하는 유권자의 동의를 확보하면 주민소환 투표를 치를 수 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