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전 세계 기업 중 첫 시총 4조달러 '터치'

3조달러 달성 후 13개월만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절대강자인 엔비디아가 9일 전 세계 기업 중 처음으로 장중 시가총액(시총) 4조달러를 '터치'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전날보다 약 2.5% 오른 164.42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시총이 4조달러를 넘어섰다.
전 세계 기업 중 시총이 4조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애플이 2022년 1월 장중 시총 3조달러를 넘어선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시총 2조달러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6월 시총 3조달러 시대에 진입했고, 그후 1년여만에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4조달러 시대를 열었다.
시총 4조달러는 현재 한국 시총 1위인 삼성전자(2900억 달러)를 13개 이상 합쳐 놓은 가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올해 각국 국내총생산(GDP) 순위에서 6위 영국(3조8391억 달러)을 넘어 5위 일본(4조1864억 달러)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20% 이상 상승했고, 2023년 초 이후로는 10배 이상 폭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S&P500지수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최근 주가 급등의 이유는 주요 고객들이 AI 관련 지출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아마존, 구글 등의 주요 기술 대기업들은 향후 회계연도에 총 3500억달러를 자본지출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3100억 달러보다 늘어난 수치로, 이들 기업은 엔비디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올해 1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AI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주가가 급락하고 4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따른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주가는 10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 진전 소식과 고객사의 AI 지출이 계속되고 있다는 실적 발표가 나오면서 5월부터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