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험료 '폭탄' 에 '무보험'도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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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보험료 '폭탄' 에 '무보험'도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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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의 주택보험료 오름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홈오너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 이해광 기자 

 

퇴출된 홈오너, 새 보험료 두 배 예사  

고정수입 의존 시니어 보험 아예 포기  

“가주 올해 21% 인상..어떻게 내라고” 

 

 

 

LA 한인타운에 단독주택을 소유한 김모씨는 지난해 10여년 간 가입하고 있던 보험사로부터 ‘퇴출’을 당하고 새로운 보험사로 갈아타야 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줄줄이 캘리포니아에서 탈출한 상황에서 100년도 넘은 오래된 주택을 받아주겠다는 곳은 드물었다. 결국 부적격 판정을 받았던 집안 곳곳을 수리하고, 1000달러가 넘는 누수 방지기까지 설치한다는 조건으로 간신히 보험사를 찾았다. 

대신 보험료는 2배나 치솟았다. 김씨는 “이전 회사의 보험료도 매년 야금야금 올라 연 2000달러에 달했는데 이제는 4000달러를 내야 하니 속이 쓰리다”면서도 "그나마 보험사를 찾은 게 어디냐"며 위안을 삼았다.  

 

캘리포니아의 주택보험 대란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보험료 오름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역이나 주택에 따라서는 1~2년 사이에 주택 보험료가 두 배 혹은 그 이상 껑충 뛰면서 한인 등 홈오너들은 재정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소셜 연금 등 넉넉하지 않은 고정수입에 의존해 생활하는 시니어들 사이에서는 ‘무보험자’로 전락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산불  리스크가 커진 지역들은 그야말로 보험료 폭탄을 맞고 있다. 새크라멘토 북쪽의 덧치 플랫에 거주하는 한 홈오너는 “몇 년전만 해도 연 1100달러의 보험료를 내고 있었지만 보험사가 계약을 일방 해지하면서 지금은 연 8000달러인 주 정부 보험인 페어플랜에 가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페어플랜은 기본적인 커버리지만 보장하고 있어 별도의 책임보험료도 내고 있다"며 한숨 쉬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홈오너도 “작년 주택보험료가 연 3360달러에서 5160달러로 상향됐다”며 “그나마 우리는 다른 집들보다 적게 오른 것”이라고 전했다.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시니어 홈오너들은 보험료 급등으로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한 관계자는 “소셜연금으로 월 1200~1800달러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모기지를 페이오프 했다고 해도 그렇게 비싼 보험료를 내고는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 통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주택보험에 들지 않은 주택은 약 80만채로 전체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소셜연금 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니어로 파악되고 있다. 

시니어 뿐 아니다. 산불 위험이 큰 지역의 경우 보험료가 폭등하면서 커버리지를 줄이거나 아예 무보험으로 방치하는 홈오너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상황은 이렇지만 주택 보험료 오름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보험 정보 사이트 ‘인슈리파이’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의 평균 주택보험료는 지난해 연 2424달러에서 올해는 연 2930달러로 21%나 인상된다.  

이해광 기자 la@chosun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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