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타겟 단속? 실상은 라티노 근로자 체포

홈 > 로컬뉴스 > 로컬뉴스
로컬뉴스

범죄자 타겟 단속? 실상은 라티노 근로자 체포

웹마스터

트럼프 정부의 무차별적 불체자 단속에 항의하는 LA 시민들이 다운타운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모습. /AP


6월 첫 10일간 LA서 722명 검거

절반이 멕시코 국적자, 대부분 남성

배스 LA시장 "서민들만 타겟" 비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LA에서 벌인 불체자 단속을 통해 체포한 주민 중 대다수는 전과 없는 라티노 남성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LAT)에 따르면 LA가 연방정부의 불체자 단속 최대 타겟으로 떠오른 가운데 크리스티 놈 연방국토안보부 장관은 최근 LA를 방문한 자리에서 “길거리에 너무 오래 방치된 범죄자들을 체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드러난 사실과 반대되는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UC버클리 법대의 ‘추방 데이터 프로젝트’가 입수한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LA에서 모두 722명이 체포됐으며, 이중 69%는 전과가 없고 58%는 아예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적도 없었다. 체포된 사람들의 평균연령은 38세였고, 대부분 남성 근로자였으며, 국적은 멕시코(48%), 과테말라(16%), 엘살바도르(8%) 순이었다. 

국토안보부는 지난 6일부터 22일까지 남가주에서 총 161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중 전과자가 몇 명인지, 구체적인 범죄유형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연방정부의 강경한 단속에 반발해 남가주 곳곳에서 매일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ICE 요원들에게 직접 항의하거나 단속장면을 휴대폰 등으로 촬영해 SNS에 공유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같은 기간 폭행, 공무집행 방해, 불법 집회 등의 혐의로 총 787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ICE가 자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비공개 자료를 입수한 자유주의 성향의 싱크탱크 ‘케이토 연구소’는 2025 회계연도(2024년 10월1일~2025년 6월15일) 체포자 중 90%는 폭력 또는 재산범죄 전과가 없으며, 범죄로 기소된 적이 없는 사람도 전체의 3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케이토 연구소는 “ICE가 공공안전 위협자를 체포하고 있다는 트럼프 정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폭력전과자 비율은 고작 7%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UC버클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적으로도 2025 회계연도 중 전과 없는 체포자수는 2017년 동기대비 5배나 증가했다. 특히 이달에만 6000명이 전과 없이 검거됐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LA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는 마약조직 두목을 체포하는게 아니라 주차장과 벼룩시장에서 일하는 서민들을 쫓고 있다”며 “시민들은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신분을 밝히지 않는 연방요원들이 친구나 이웃을 밴에 밀어 넣는 장면을 보면서 공포에 떨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는 “최악의 범죄자들을 우선 단속한다”고 밝혀왔지만 ICE가 최근 공개한 여러 통계는 전과 없는 체포자가 계속 늘고 있으며, LA에서는 무차별적인 거리 단속이 주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가주 내 단속은 샌루이스 오비스포에서 오렌지카운티까지 7개 카운티를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에서 이뤄졌으며, 체포는 주로 길거리, 카워시, 노점, 대형마트 주차장 등 에서 이뤄졌다. 

이민자 권익단체와 LA시 관계자들은 “지금 벌어지는 단속은 구체적 타겟도 없이 거리에서 외모만 보고 체포하는 인종 프로파일링”이라며 대규모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안보부는 이에 대해 “모든 단속은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체포 과정에서 당사자의 신분 확인을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고 반박했다.

구성훈 기자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