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섬 리콜 투표에 전 미국이 주목
헌팅턴비치의 한 투표소 앞에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긴 줄이 늘어섰다. AP
어제 뉴섬 주지사 주민소환 선거…한인들도 큰 관심
팽팽한 긴장 속 오후 8시 종료…오후 들어 40% 넘겨
향후 바이든 정국 운영에 변수…득표율 차이도 관건
개빈 뉴섬 주지사의 운명을 결정할 주민소환(리콜) 투표가 14일 가주 전역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향후 정치적 입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전 미국의 관심이 집중됐다.
가주 전체 2200만 명, LA카운티만 568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할 수 있는 이번 투표는 오전 7시부터 시작돼 오후 8시까지 유권자의 선택이 이뤄졌다. 이미 860만 명 정도가 우편이나 사전 투표를 통해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LA카운티 등기국 마이크 산체스 대변인은 “오픈 1시간 반이 지난 오전 8시 30분 현재 카운티 내 253개 투표소에서 1만1000명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굿 스타트’였다”고 밝혔다. 또 폴리티컬 데이터는 오후 현재 910만 명이 참여, 41%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LA한인타운 인근에는 찰스 김 초등학교를 비롯해 라파예트 레크레이션 센터, 샤토 레크레이션 센터, 에코파크 레크레이션 센터 등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발길이 모여들었다. 김윤석 씨(64)는 “선거일에 중요한 업무가 있어 미리 우편을 통해 투표를 마쳤다. 이런 민주주의 이벤트야말로 가장 미국적인 것 아니겠느냐. 가급적 빠지지 않고 참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선거 하루전인 13일에 치러진 설문조사에서 전문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57.5% 대 40.8%의 비율로 뉴섬 주지사를 지키려는 응답이 많다고 전했다. LA타임스가 지난 10일 UC버클리와 함께 한 조사에서도 60.1%가 리콜에 반대한다(주지사 지지)는 의견이었다.
전반적인 여론 조사 결과는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뉴섬 주지사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공화당측은 투표율을 변수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14일 현장 투표에 참가하지 않고, 반대로 공화당 열성층을 끌어내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략이다.
만약 리콜을 찬성하는 의견이 50%를 넘기면 뉴섬은 낙마하고, 새로운 주지사가 내달 22일 취임해 2023년 1월 2일까지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다. 이 경우 투표지 2번 문항에 리스트 된 후보 46명 중 최다득표자가 후임으로 선임된다.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면 바이든 정부는 정치적인 중상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프간 사태로 지지율이 급락한 상태여서 민주당의 텃밭인 캘리포니아마저 잃는다면 추후 정국 운영에 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투표 하루전인 13일 부랴부랴 롱비치를 찾아 지원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도 지난 주 구원 투수로 투입됐다.
뉴섬 주지사가 승리한다 해도 어느 정도 표 차를 내느냐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뉴섬이 상당한 표 차로 자리를 지킨다면 민주당의 정국 운영은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가까스로 지사직을 유지하는 결과가 나올 경우 공화당에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더구나 엘더 후보는 '사기 선거' 음모론을 제기해 놓은 상황이어서 박빙의 결과가 나온다면 이를 두고 소모적인 정쟁이 펼쳐질 수 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연방하원 원내대표는 "지금이 캘리포니아의 정치적 진로를 바꿀 기회"라며 지지층 결집을 촉구한 바 있다.
백종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