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제 대학 '가짜학생' 120만… 10달러 수수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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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제 대학 '가짜학생' 120만… 10달러 수수료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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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커뮤니티 칼리지 중 가장 많은 한인이 재학중인 샌타모니카 칼리지 캠퍼스. /Santa Monica College


사기범들 1000만불 그랜트 타내

인공지능·봇까지 동원 허위 신청

호화여행 즐기고 성형수술도 받아


2년제 대학인 가주 커뮤니티 칼리지(CCC)가 ‘가짜 학생’들의 조직적인 사기 행각으로 인해 전례 없는 피해를 입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이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으로 입학신청시 1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4일 LA타임스(LAC)에 따르면 CCC는 미국 내 최대 규모 고등교육 시스템으로 116개 캠퍼스를 통해 약 210만명의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도록 무료 입학신청 제도를 유지해 왔으나 이같은 개방성이 오히려 악용되며 시스템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CC가 2024년 접수한 입학신청서 중 약 31%(120만명 이상)가 ‘허위신청’으로 밝혀졌다. 사기범들은 도용한 신분과 자동화된 봇 프로그램, 심지어 인공지능(AI) 기술까지 동원해 조직적으로 CCC에 지원했다.

이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주민의 개인정보를 도용하거나 허구의 정체성을 만들어 학생으로 등록한 뒤 각종 연방 및 주정부의 그랜트를 수령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그들은 일정기간 칼리지 수업에 등록된 상태를 유지하며 그랜트를 타낸 후 종적을 감춘다. 가주정부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등록금 면제혜택을 제공하며, 그 외 비용(교과서비, 주거비, 식비 등)을 충당할 수 있도록 현금 형태의 지원금을 직접 지급한다. 바로 이 점이 사기범들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

CCC에 따르면 일부 사기범들은 이렇게 받은 수천달러의 지원금을 성형수술, 럭셔리 여행, 디자이너 핸드백 구입 등에 사용했다. 연방 및 주정부의 공식집계에 따르면 2024년 약 840만달러의 연방정부 그랜트, 270만달러의 주정부 그랜트가 가짜학생들에게 지급됐다. 이에 CCC이사회는 지난달 20일 회의에서 입학신청시 1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금은 무료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지만 사기 시도를 물리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첫 관문으로 ‘작은 장애물’을 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제안은 이사회 내에서 치열한 논쟁을 불러왔다. 일부 이사들은 “소득이 낮은 진짜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총괄총장실은 “해당 제안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현재 다양한 사기 방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총괄총장실은 현재 시행중인 지원 시스템의 전면 개편도 추진 중이다. 오는 2026년 봄학기까지 사기 탐지 기능이 통합된 신규 시스템을 도입해 입학 신청 단계에서부터 허위 지원자를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리스 퍼거슨 총괄총장실 재무 및 전략기획 담당 부총장은 “사기범을 입학신청 단계에서 걸러내면 등록과 재정보조 사기까지 이어지는 ‘하류 피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 헤츠 리서치·데이터 분석 담당 부총장은 “전체 지원자의 31%가 허위로 의심되긴 했지만 이중 상당수는 시스템을 통해 조기에 차단됐다”며 “우리는 대응 성과에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문제는 가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방교육부 산하 감사국(OIG)의 제이슨 윌리엄스 부감사관은 “전국의 커뮤니티 칼리지가 동일한 방식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등록금이 낮아 남는 그랜트가 더 많기 때문에 사기범들에게 더 매력적인 타겟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CC는 매년 35억달러에 이르는 재정보조 금액을 관리한다. 그러나 CCC의 ‘무제한 개방성’이라는 장점이 오히려 허점으로 작용하면서 시스템의 구조적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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